나를 아프게 하는 기억들아 이제 그만 안녕. 제발 안녕.
결국, 또
검은 잉크병 뚜껑을 따고
그 독을 벌컥벌컥 마신다.
잉크는 순식간에
몸속 관들에 검게 타들어
그 순간을 그대로 써낸다.
다시
검푸르게 피어나는 아픈 순간들.
잔인하게 나를 파괴하던
말
수치심
억울함에 식은 눈물
부정해야 했는데
이미 조금 늦어버린 것들
도려내고 싶지만
화상처럼 눌어붙은 것들.
이제는 그만 열어야지.
독병이 보일 때마다 닫고 또 닫는다.
잊자
잊자
잊어야지.
목구멍보다 큰
둥글고 넙적한 사탕을
입에 넣고 천천히 녹인다.
시나브로 녹아라.
녹아서 녹아서 나에게서 흘러 나가라.
잊자
잊자
잊어야지.
녹여야지
지워야지
살아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