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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편J Jun 09. 2024

터벅터벅, 빈둥빈둥 치료제

꽃, 피자


두 번째 산에서 데이비드 브룩스는

텔로스 telos 위기에 대해 걱정하고 있다

텔로스(목적) 위기에 빠진 사람은 자기 목적이 무엇인지 알지 못한다는 것이다


텔로스 위기는 두 가지 형태가 있다고 한다

걷는 형태와 잠자는 형태다

걷는 형태는 무엇을 원하는지 모르면서 하고 있던 것을 계속하는 상태를 말한다

잠자는 형태는 이미 다 지나갔다는 무기력의 상태, 고통 속에서 파묻혀서 스스로 고통을 가중시키는 것이다

나는 가끔 '터벅터벅'과 '빈둥빈둥' 상태에 빠질 때가 있다


어느 날 flow에서 flower를 떠올렸다

몰입이 또 다른 명사로 탄생한다면 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었다

인간은 꽃을 보면서 존재로서의 경외감과 객관성을 알아차리게 된 걸까?

그래서 우리는 꽃으로 축하하는가?


물론 두 단어는 아무런 연관도 없다

구글에 의하면 flow의 어원은 독일어라고 하고 flower는 불어에서 왔다고 한다

처음에 flower는 밀가루, flour와 같은 글자였고

발음도 같았다고 한다

이를 구별하기 위해 w를 넣고 철자를 바꾸게 되었다는 것이다

어쨌든 나는 혼자서 꽃이 피는 이유는 몰입의 시간이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몰입, 온전한 집중은 강렬하다

다시 감각을 데려오는 일이다

몰입의 순간은 '느끼는 것, 바라는 것, 생각하는 것이 하나로 어우러지는 상태다(오티움 p51)'라고 한다


변화를 위해 구축한 강력한 힘이다

열기에 부푸는 충족감이다

극적 온도에 이르러 태초의 씨앗을 보여주는 일이다

그래서 몰입은 피어나는 것이다

꽃봉오리가 벌어지는 것, 불이 일어나 타는 것, 살이 오르고 혈색이 좋아지는 것, 형편이나 살림이 나아지는 것... 모두 피는 것이니까


이제 음식 처방으로 피자를 데려온다

이유는 단순하다

꽃이라는 말에서 피자가 떠올랐기 때문이다

꽃이 피듯 꽃을 피우듯 피자 pizza는 피어나니까

밀가루 flour가 발효의 시간을 건너 몰입 flow의 절정에서 기를 펴는 행위예술처럼.

몸과 마음이 피어나는 것이다

빅 사이즈라면 한 조각으로도 충분하다

터벅터벅과 빈둥빈둥이 완치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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