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이후 인디음악 산업의 변화에 대한 2가지 견해
올해 초 익명의 마포구청 관계자가 한 말이 논란이 된 적 있다. “세종문화회관 같은 곳이 공연장이지, 일반음식점에서 하는 칠순잔치 같은 건 코로나19 전에야 그냥 넘어갔지만, 그 이후에는 당연히 안 되는 것 아니겠냐” 이 발언에 많은 관련 업종 종사자들은 분개했고, 마포구청의 부적합한 조치에 대한 관련 법령 제정을 촉구했다.
2021년 9월 30일 오랜만에 인디음악 공연 관람을 위해 찾은 공연장은 마포구에 위치한 ‘구름아래소극장’이었다. ‘구름아래소극장’은 내가 즐겨 다니던 라이브클럽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의 고정 좌석과 대형 LED백월이 있는, 잘 정돈된 ‘공식’공연장이었다. 이런 공연장에서 인디음악을 듣는 다는 것이 조금은 어색하게 느껴졌지만, 화려한 무대효과와 음향에 만족하며 빠르게 적응하여 즐겼다.
코로나19로 인해 인디음악의 토대를 마련한 수많은 ‘비공식’공연장 문을 닫았고, 이러한 정부의 조치는 인디음악 씬에 거대한 영향을 미쳤는데, 이에 대해 2가지 견해를 가지고 있다.
첫 번째는 당연할 수 있는 부정적인 부분으로, 공연예술산업의 빈익빈 부익부를 심화시켰다는 점에서 반드시 개선점이 필요하다고 본다. 최근 홍광호가 출연하는 뮤지컬 지킬앤하이드의 티켓팅을 시도한 적이 있는데, 20초만에 전석이 매진되었다. 이뿐만 아니라 공식적으로 인정 받은 대형 공연장에서 기획되는 공연들은 공연에 목마른 소비자들에 의해 흥행 행렬을 이루고 있다. 홍대의 라이브클럽들이 생계난에 의해 문을 닫고, 인디 뮤지션들도 설 자리를 잃어 생활이 어려워진 이야기를 듣다보면 공연예술산업의 양극화가 역대 최고 수준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두 번째는 인디음악 산업의 새로운 방향으로의 변화를 기대해볼 수 있겠다는 긍정적인 견해이다. 인디뮤지션들이 음향과 무대가 잘 정비된 공연장에서 ‘공연다운’ 공연을 하는 것을 보니 음악의 좋은 퀄리티와 뮤지션들의 역량이 더욱 돋보일 수 있었다. 당연히 기존에 기반을 지키고 있던 공연장들이 무너진 것은 너무 안타깝지만, 이 위기가 기회가 되어 공연장 관계법령이 현실적인 수준으로 개선되고, 인디음악 공연을 수용하고 기획할 수 있는 소규모 정식 공연장들이 다수 생기게 되면 인디음악 산업에 새로운 변화와 성장, 관심이 생길 수 있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