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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운미 May 04. 2024

세심한 사람이 도쿄에서 得道하다

나는 특별한 능력 보유자?

사람을 대할 때 그 사람의 특징과 기분을 몇 초 만에 분석하는 능력이 있는 사람이 있을까?

말을 전달하는 통역일을 하는 관계로 사람을 관찰하는 습관이 있다.

사용하는 단어, 표정, 제스처, 표현법을 보면 그 사람의 특징과 기분까지 머릿속에 입력되듯이 분석되어 흘러들어온다.


일본은 커퓨니케이션시 제일로 중요한 부분이 상대의 기분을 살피는 '察する' 문화가 있다.

언어가 한자어가 베이스라서 단어 하나에 내포한 의미가 보다 디테일하고 섬세한 부분이 있다. 때문에 단어 하나하나 선택을 신중히 하고 상대가 어떻게 받아들일지 배려하면서 대화를 나누는 게 일반적이다. 상대의 기분을 보면서 대화를 나누는 게 중요함. 섬나라적 특유의 배타적이고 집단 중심적인 행동이 그 배경에 있기도 하다.

나는 일본에서 10여 년 살면서 나도 모르는 사이에 말하는 상대의 말과 행동을 통해 사람의 표정과 기분을 살피게 되었다.


내 입맛에 맞게 말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특히 불만스러운 표정, 거친 단어 사용, 부정적으로 끌고 가는 의도적 발언, 즉각적이고 반사적으로 반응하면서 여과 없이 뱉어내는 말말... 등등  

또한 상대방의 어떤 저의가 느껴지는 언동 및 부드러운 표현을 쓰고 있지만 뒷면에는 이쪽을 비꼬고 있는 뉘앙스를 띤 말을 하는 사람도 있다.


상대의 특징이 유달리 크게 다가올 때는 자신의 모습이 투사되어 보이는 거라고도 한다.

그 이유는 타인의 특징적인 부분이 나로부터 표출되지 않도록 달아나고 싶어서일까?

다양한 모습을 나 또한 가지고 있을 것이다. 있는 그대로 인정하자.



이런 나는 쉬이 피로해진다. 특히 경쟁이 필요한 환경 속에 취약하다.

예를 들어, 내가 우위의 포지션에 있다 하더라도 주변에 열세한 사람에게 감정이입을 해 가여운 마음이 들어 마음이 불편해지기 때문이다.

상대방의 말과 행동의 진의를 너무 깊이 생각한 나머지 뇌가 피곤해진다.

무심코 던진 한마디에도 '진짜 말하고 싶은 것은 무엇일까?'라고 깊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상대의 속내를 파악하고 이해하려고 노력하기 위해 이리저리 머리를 굴리고 고민을 한다. 무의식적으로 많은 것들에 신경을 쓰기 때문에 정작 내 마음이 지쳐가는 것을 모르고 피곤해진다.


말은 그 사람을 표현하는 수단이다. 말로 인해 그 사람의 인성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언어의 습관을 달리하면 자신의 인생이 달라질 수 있다. 타인과도 더 좋은 관계가 형성될 수도 있다.

우리는 모두 자신이 사용하고 싶은 단어의 선택을 할 권리가 있다. 어떤 말을 하는지에 내가 가는 방향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어떤 말을 선택을 할지 자연히 알 수 있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생각해 본다.


상대는 이런 나의 내면의 세계를 알리가 없다.

사랑으로 보듬어 줘야 한다.

나도 그들도.


누구나 이런 능력을 가지고 있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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