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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iri Oct 23. 2022

나다운게 뭐야? Just Be. <킹키부츠>

센 언니들의의 심심한 위로




당신은 어떤 사람인가요?

자기 소개 시작해 주시겠어요?


이불밖을 벗어나 조금만 사회 속으로 들어가려 하면 가장 먼저 만나는 관문. 

프로 이직러가 심심치 않게 듣는 소리.


20대의 절반은 '나는 무슨 일을 하고 싶지?'를 고민하며 지내왔다. 

자기개발서에 단골 주제로 나오는 '네가 가장 하고 싶은 것을 찾아'라며 채찍질을 해도 앞으로 나가지 못하는 건 나 뿐인것 같고, 아무리 생각해도 내 앞길을 무엇에 맡겨야 하는지 알 수 없어 두려워했던 내 모습.


당장의 내 모습도 보이지 않아 불안했기 때문에 그만큼 사람들의 시선도 편하게 다가올리 만무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이 단어에 부합하는게 과연 존재할까? 하고 생각하는 '평범'이란 각진 글자 안에 내 몸을 우겨넣으려 부던히도 노력했던거 같다.   


너 자신을 알라며 툭 내뱉고 간 말을

내가 어찌 알겠소 모르겠소 테스형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미션 중 하나는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찾아 내가 할 수 있게 허락하는 일'

타인이 아닌 나만 움직이면 되는 일임에도, 왜그리도 난이도 높게 느껴지는 것인지.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뭔지, 하고 싶은 일은 뭔지.

선택을 하나하나 할 수록 그 선택으로 만들어가야할 내 모습의 무게가 무서워 어쩌면 

머나먼 과거에서도 얼마나 사람들이 이 고민을 했으면 아폴론이 신탁을 받으러 온 자신의 신전에 온 인간들에게 먼저 읽고 들어오라고 신전 정면에 써놓았던 걸까.  




여기 얼떨결에 아버지의 뒤를 잇게된 찰리와, 자신이 원하는 대로 살고 싶어 스스로 드레스를 입은 롤라가 있다. 어쩌면 약혼녀 니콜라보다 스스로에게 확신을 가지지 못했던 찰리는 아버지의 공장이 망해 공장 직원들에게 해고 통보를 하면서 이런 대사를 내뱉는다.  


'나보고 뭘 어떡하라고?'


어디서 많이 들어본 말 같은데? 


이런 찰리에게 로렌은 틈새시장을 찾아 나서라고 조언을 하는데, 그녀가 속으로 했던 말은 아마 이게 아닐까?

'책상에서 그만 징징대고 당장 문 밖으로 나가서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조금씩 자신을 찾아가는 찰리와 비교해 롤라는 처음 나왔을때부터 자신의 존재가 명확했던 롤라는 끊임없이 자기가 좋아하는 것, 자신의 신념을 스스럼없이 어필을 하고 있다. 

남들이 뭐라 하듯 그녀는 자신의 모습에 스스로가 자신감을 계속 불어넣고 있는 것 같다. 내가 아니면 누가 나를 사랑해주냐는 듯, 내가 먼저 자신의 모습을 사랑해 주어야 한다고 외치는 듯 했다. 스스로의 사랑이 충족되었기 때문에 타인을 그 모습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는 능력이 그녀에게 있는 것 같다  


스스로에게 자신이 있기 때문에 돈과의 자존심 싸움에서 누가 이기는가 보다 초라해질 돈의 모습을 먼저 생각할 수 있는 여유가 있지 않았을까 한다.  


사람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라

주변에서 보는 시선이 어찌되었든 간에 인생을 잘 살고 있는 쪽은 어디일까?



I'm not 보자기, I'm not 가마니


가만히 있는다고 쉽고 우스운 사람이 되는게 아니야.

시끄럽게 떠들고 있는 그대들이 더 가볍기 그지 없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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