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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린 Sep 10. 2016

#. 꼭 후쿠오카로 떠나길 바라.

싸고. 편하고. 그리고 그리워지게 될 테니까.

있잖아.

난 오늘도 후쿠오카로 가는 비행기 티켓을 끊었어.

두 번째 방문이 이렇게 기대되고 신나기는 어려운데

후쿠오카가 그걸 해낸다.

개인적인 취향이긴 하겠지만,

교토, 오사카에 있어서 규슈도 내 단골 여행지가 될 것이 분명하다니까.

아직 한 달이나 남았지만

엄청 기대되는 거 있지?.

다시 규슈 여행이다. 

짧아도 그저 좋다!


#. 어느새 후쿠오카.

1시간 20분의 비행시간은 체감은 그냥 제주도나 가는 정도야.

그저 비행기에서 입국 카드를 받아 들고,

핸드폰 어플에서 캡처해둔 일본에서 머무를 주소를 적다가

그렇게 창밖 한번 찍고,

입국카드 쓰고 났더니 비행기가 후쿠오카에 닿은 거지.

핸드폰을 켜자마자 동생에게 공항에 도착했다고 알려줬더니 대뜸.

"누나, 너 대전 갔니?"

이러더라.

대전보다는 교통비가 좀 비싸다 동생아.



#. 혼자라도 여유롭게.

혼자 하는 여행이 엄청 더 좋다거나, 이제는 익숙해졌다거나. 

그런 건 아니지만 혼자 하는 여행에는 좋은 점이 아주 많아.

예를 들면 나에게는 혼자 여행할 때만 유독 교통의 법칙이 존재하는데,

버스나 기차를 오래 기다리지 않고 바로바로 타게 되는 거야.

신기하지?

그러니까 여행 계획을 세울 때 꼭 '30분' 정도로 생각해두었던 시간들이

막상 움직일 때 보면 20분이나 아니면 그 보다도 덜 걸려서 목적지에 도착하고는 해.

혼자 여행할 때는 번번이.

아직도 풀지 못한 미스터리야.


아무튼 난 여권은 가방 깊숙이 넣고, 카메라는 왼손에 돈이 든 지갑이 든 크로스백을 제대로 고쳐 맸어.

후쿠오카 제2공항은 작아서 편의점과 인포센터 밖에 없어서 더 둘러볼 것도 없지.

후쿠오카랑 구마모토, 이브스키 자료를 최대한 챙겨 들고 문을 나섰지.


공항엔 한국사람 반 중국 사람 반인 느낌.

아직 일본인지 모를 그런 느낌이야. 

문을 나서자마자 들어서는 버스.

역시. 천천히 줄 맨 끝으로 캐리어를 끌고 가서 섰어.

앞에도 한국 여행자, 뒤에도 한국 여행자.

최대한 한국 사람 아닌 척해봐야 소용없었겠지?ㅋ



제1터미널과 제2터미널을 이동하는 무료 셔틀버스.


#. 여행을 충분히 준비하는 것은 대단히 중요하다.

하지만 여행지에서는 정신 줄 놓고 즐기는 것도 또한 중요하다.


여행지에 대해서는 충분히 공부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공부를 하면서 여행지에 대한 기대도 생기고

또 아는 만큼 보이는 법이니까.

꼭 친구랑 같이 가면 돈만내는 친구가 있고

일정을 세우는 친구가 있는데.

나는 네가 일정을 세우는 쪽이 되기를 바라.

그럼 너의 여행이 더욱 풍부해질 테니까.

누군가 함께한 여행일 지라도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는 것도 꼭 추천.


나는 지금은 '여행지에 대한 공부를 누가 대신 좀 해주면 좋겠다..'

라는 생각을 하며 직접 공부하고 있지만.


여행지에서 공부를 다 하고 나면 이런 순간이 좋더라.

예를 들면 후쿠오카 공항에서 하카타역으로 가는 방법을 적어도 두 가지를 생각해두고,

어떤 버스를 타는 게 빨리 가는지 아니면 관광지 한 곳을 둘러 가는 게 좋은지

정하지 못해서 몇 가지 방법을 잔뜩 적었지.


하카타역까지 곧장 가는 버스가 210엔이고

무료 셔틀버스를 타고 제1공항으로 가면 지하철이 있어서 

거기서 지하철을 타고 가도 하카타역에 다다를 수 있고. 등등.

짐이 많아 어쩌나.

캐리 어니까 아무래도 지하철이 낫나.

버스는 짐 들고 타기 어렵지 않을까.

막상 도착하기 전에는 많은 생각을 했거든.


정작 공항 문을 나와서는 

얼핏 들리는 한국말을 따라 어물쩡 줄을 섰고,

제일 먼저 오는 버스를 탄 거야.

사실 공항 이용객은 짐이 많으니

하카타 버스터미널로 20여분 밖에 안 가는데도

캐리어를 버스 아래 짐칸에 잘 넣어 주시더라고.


그리고는 '와, 이 방법이 제일 좋네.'

라고 생각하는 순간.

열심히 준비하지만 여행은 여유로운 이런 순간이 좋더라고.


( 깜잘 놀랄 일은, 하카타역에 내렸는데 다른 한국 여행객이 또 다른 한국 여행객의 캐리어를 바꿔 들고 가버린 거지. 먼저 가방을 들고 바람 같이 사라져 버린 여행객을 못 찾아 버스기사 아저씨와 동동거리는 걸 보고

속으로 깜짝 놀라기는 했지만. 나에게 이런 일이 안 생겨서 다행이라고 생각했어.)



난 그렇게 후쿠오카 버스터미널에 도착했어.




오늘은 그저 멍때리는 날.

#. 가고시마로 가는 버스를 기다리며.


나는 우선 20일 여행자라 시간이 많았어.

손에 잘 닿을 가방 한편에 오늘 쓸 만큼의 여행 경비를 넣고

한 손에는 카메라를 들었는데,

아무래도 첫날이라 돈쓰기가 무서운 거야.

캐리어를 보관하는 사물함도 800엔씩이나 되니 괜히 비싸 보이고.

또 캐리어를 들고 어디를 돌아다니려니 힘들고.

그래서 캐리어를 들고 도큐핸즈 정도만 다녀왔어.

버스터미널 건물에 있는 다이소 쇼핑이 제일 재미있었는데,

이것저것 소소한 것들을 샀어.

그중 여행 내내 잘 썼던 어답터.

100엔 세상에서 무려 200엔이지만, ( 200엔에 8% 부가세까지 붙으니 정확하게 216엔.)

여행자 어답터는 너무 부피도 크고 무거워서 이걸 가지고 다니니까 핸드폰 충전하기 딱 좋더라.

나만의 추천 it 아이템이니 참고.


그렇게 오후 2시쯤부터 12시까지 10시간을 하카타역에서 놀았던

내가 추천하자면,

1. 도큐핸즈의 어느 층 어느 소파.

- 인터넷이 잘되고 소파라 편하다.

2. 하카타 버스터미널 건물에 있는 맥도널드.

- 독서실처럼 1인 좌석이 있어 눈치가 보이지 않고,

무엇보다 밥을 해결할 수 있어 좋다. 1인 좌석마다 충전 코드도 비치되어있고.

- 인터넷은 Lowson 편의점 무료 와이파이를 이용했다. 1시간마다 다시 접속해주어야 하지만 쓸만했다.


그러니 하카타역에서 시간을 보낼 요량이면 참고하길.



#. 12시 5분. 드디어 가고시마로 간다.

일본에서 12시에 출발해서 아침 5시에 도착하는 일정으로 가고시마를 간 건 또 처음인데,

12시가 딱 되었는데 버스가 안 오는 거야.

일본은 버스시간 이런 거 어기는 나라가 아니잖아?

더구나 어디서 차가 막히는 것 같지도 않고.

여기가 출발 역 같은데 12시 전에 미리 와있기는커녕 시계는 12시를 넘기고.

버스정류장의 다른 문들은 잠기고

데스크에는 직원도 없고 버스가 안 오는 거야.

그나마 옆에서 앉아서 기다리는 아저씨도 이상하게 생각하게 되었을 때쯤..

버스가 한대 들어오더라.

밤 12시에 숙소는 어디서 구해야 하나 잠시 졸았네.ㅋ


나는 나름 동남아 슬리핑 버스를 경험한 사람이라 슬리핑 버스에 대한 기대감이 있었어.

일본이잖아~.

이런 기대감?

사실 경험하고 낫더니 동남아에서 제일 비싸게 주고 타는 버스나

일본 버스나 비슷하긴 했지만.


버스 안의 좌석은 3줄로 놓여있어. 그러니까 복도가 2줄이 되는 셈.

신발을 벗을 수 있게 얇은 1회용 슬리퍼가 있고

담요가 자리마다 있더라.

자리는 그렇게 넓지는 않고 우리나라 우등버스 정도.

하나 편리한 건 자리마다 충전할 수 있게 전원 버튼도 있었다는 거.

핸드폰 충전하면서 내내 노래를 들으며 잤어.



그리고 역시나 5시 30분에 도착한다는 버스는

나에게만 적용되는 교통 법칙인지 4시 40분쯤 밖에 안됐는데

도착했다고 하더라고.

가고시마 중앙역 앞에 내려야 하는데 여기까지 가기 전에 

다른 곳을 몇 군데 들르길래 괜히 귀를 쫑긋.

다행히 외국인이라고 버스기사 아저씨가 살뜰히 챙겨주셔서 내릴 수 있었지.


깜깜한 밤.

사람 한 명 다니지 않는 가고시마 중앙역.

이곳부터 내 규슈 여행이 시작이야.


나를 가고시마로 태워줬던 나이트버스.


여행 tip.

#. 일본 숙박 예약 시 이용한 어플.

이번 일본 여행에서는 부킹닷컴이나 아고다 어플을 많이 이용했는데,

부킹 닷컴은 예약만 하고 방문해서 직접 돈을 내면 되고,

아고다는 할인이 적용된 금액으로 신용카드 결제가 된다.

20일씩이나 되는 여행이다 보니 돌아가는 날이 될수록 들고 있는 현금을 쓰기가 아까워,

처음에는 부킹닷컴에서 예약하고 직접 가서 현금으로 지불했는데,

나중에는 아고다를 더 이용하게 되더라.


#. 후쿠오카 공항에서 하카타역으로 갈 때는 버스 추천.

우선, 후쿠오카 여행은 하카타역에서 시작해.

공항에서 하카타역으로 가는 방법은 두 가지.

버스와 전철이 있지만 난 버스를 추천한다.

(지하철이 있는 제1터미널로 가는 무료 셔틀버스가 있긴 하지만

그럼 버스도 타고 또 내려서 지하철도 타러 가야 하니까.

그리고 산큐 카드가 있다면 버스를 무제한 이용할 수 있으니 더 좋다.)


#. 유료 사물함 중 큰 사물함이 싼 건 하카타 버스터미널에서 하카타역으로 연결되는 2층 도보길 사이에 있다.

정확하게 2층 바깥 도큐핸즈 건물 쪽. 큰 캐리어를 넣으려면 다른 곳은 800엔이었던 것 같은데,

쓱 지나가면서 봤더니 600엔쯤이었다.(지금은 정확하게 기억이 안 나지만.) 미리 알았으면 좋았을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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