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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린 Jan 10. 2017

가고시마의 2월.

제주도보다 따뜻한.2016년 2월.

그러니까 가고시마에는 봄이 조금 일찍 온다.

위도로 제주도 보다 아래이니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다.


가고시마의 미야마 마을에는

녹차가 초록초록하고,

하늘은 파랑파랑.

꽃들이 막 이쁘게 피기 시작했다.




미먀마 마을을 방문한 이유는 

내가 조선의 후예이기 때문이다.


일본에서 끌려와 이곳에

자신들의 마을을 만들고,

고국이 있는 방향을 정해 단군신사를 세워

조선인임을 잊지 않으려 했던

그들은

일본의 삼대 도자기 중 하나인

사쓰마 도자기의 뿌리가 되었다.




JR을 타고

히가시이치키 (東市來駅)역에 내렸다.

길을 잃지 않으려고

역장 아저씨에게

" I go to miyama town"

이라고 하며 버스 정류장을 물어보았다.

손에 美山(미야마) 마을 이름도 쥐고 있었으나

나의 영어를 철썩 같이 알아 들으 시고는

버스정류장을 안내해 주셨다.





버스기사 아저씨는 

내가 도쿄에서 여행온 처자인줄 아셨고,

한국 사람이라고 하자

매우 올라워 하셨지만

곧 더는 질문 하지 않으셨다.

아저씨는 영어를 잘 못하고

난 일본어를 잘 못한다.


그래도 심수관 가마 앞에서는 

내가 내리는걸 살뜰히 챙겨 주셨다.


평일이라 그런지

가게들도 모두 닫혀있고,

(심지어 편의점도 없더라.)

심수관가의 작업장에선 

관광객 한명의 존재는 신경쓰지 않은채

다들 작업에 열중이셨다.



편안히 마을 구석구석을 산책했다.

마을 한켠의 묘지도,

파란 하늘도,

파릇한 싹을 내는 녹차 밭도

모두 마음에 들었다.


여기가 여행지라 설레는 것이리라.

여행에선

모두가 특별한 존재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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