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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린 Jan 18. 2016

건널목 건너기도 어색한. 방콕.

동남아 40일 여행. 1일.

길을 가다 잠자는 아저씨 발견. 

일부러 삥둘러 멀리 피해서 걸었다. 인도가 작아서 마음보다는 가까운 거리다.

길 한구석에 아무렇게나 늘어져 자고 있는 아저씨들이 갑자기 일어나 나에게 구걸이라도 하면 어쩌나.

나는 괜히 긴장이 됐다.

지나가는 오토바이, 어색한 신호등의 신호, 밤하늘 색깔도 낯설던.

밤 11시.

난. 방콕, 수쿰빗 거리에 있다.



인천에서 오후 5시 20분 비행기를 탔다.

6시간을 비행하고, 한국과 2시간의 시차를 감안하여,

방콕 시간으로 9시 20분. 수완나폼 공항에 내렸다.

처음 오는 방콕인데도 내 걸음은 거침이 없다.

(이건 그냥 내 걸음이 빨라서 일지도 모른다. 걷다 보면 간판이 내 눈에 더 빨리 보이 거든.)


'택시는 한 층 더 내려가고, 유심칩은 1층에 있다고 했으니까....'

라고 생각하는 사이에 시야에 여행자 유심 칩 파는 부스를 금방 발견 했다.

잠시 줄을 서서 핸드폰을 내밀고 방콕 유심칩을 샀다.

한글 안내가 있어서 어렵지가 않다. 다만, 통신사 부스가 2개가 있어서 잠시 가격 비교를 좀 했는데,

둘다 똑같네. 우리나라 SK랑 KT랑 나란히 있는 거겠지뭐. 

별거겠냐 싶어 짧은 줄에 섰다.


택시타는 곳을 찾아 번호표를 뽑고, 번호를 찾아 택시를 탔다.

나랑 내 짐은 수쿰빗역 근처에있는 호텔로 금새 옮겨진다.




10월 21일. 늦은 밤이라 동남아의 더위는 아직 모르겠지만,

긴팔 긴바지를 넣고 여름 옷으로 갈아 입었다.

그냥 보내는 하루가 아까워 야경을 볼 수 있는 루프탑 바를 다녀 오기로 했다.

(새벽 2시까지 영업한다는 걸 공부 해 뒀거든.)



그래서 나는,

10월 21일 수요일.

밤 11시.

난. 방콕, 수쿰빗 거리에 있다.



LongTable바.

어느 호텔에서 운영하는 바인데, 30층쯤 되는 곳에 있어서 방콕 야경이 다 보이더라.

호텔바를 가는데 아무 생각없이 슬리퍼를 질질 끌고 갔더니 한소리를 들었다.

다음에는 입장을 안시켜 준다는데, 우린 오늘만 구경하면 되는거니까 상관 없지모.


호텔에서 운영하는 바라서 그런지 고급지고, 외국인이 대부분.

칵테일, 팟타이를 시켰다.

푹신한 소판에 앉아서 

생각보다 쓴 칵테일을 마시면서,

'여기가 방콕이었지.'를 다시 실감하고,


빗방울이 내리고 번개가 언뜻 언뜻 보이길래,

또 나는 '카메라가 비에 젖으면 어쩌나.'

이런 생각을 했다.


"우리 지금 방콕이야."

라고 새삼 친구랑 소리내서 공감해본다.

그리고는 이런저런 수다.


10분전의 태국 거리는 낯설고 조금 무서 웠지만,

음식에 칵테일 한잔까지 시키고 나니 마음이 여유로와 졌다.



'이게 팟타이구나'의 감동의 야식 흡입을 하다보니

어느덧 하루를 넘어 1시.

한국 시간으로 새벽 3시인걸 깨닫고 나자 피곤한 기분이 한꺼번에 몰려왔다.


내일은 몇시에 일어나야 조식을 먹을 수 있는지, 아속역 맥도날드로 가려면 몇분이나 걸릴지 

시간 계산을 하고 침대에 누웠다.

내일은 오전에는 방콕 왕궁투어, 오후에는 크루즈를 타고 야경을 볼 예정이다.

(왕궁투어 미팅 시간이 9시.)

방콕에서의 시작하는 3일은 '평상시 여행'으로 계획을 짰다.

회사 휴가를 쪼개어 가는 3일 일정의 '빡센' 여행으로.

(예를 들면 아침 7시부터 일어나서 움직이기. 출발하기 전에 호텔, 투어 예약도 끝내놨거든.)

3박4일 일정의 여행이란 자주 해봤으니, 다음의 내가 할일은 익숙하다.

알람을 맞춰놓고, 내일 가지고 나갈 짐 싸고, 그리고 후다닥 잠자기.


난. 방콕, 수쿰빗 거리 어느 호텔에 있었다.






*방콕가는 편도 티켓이 주는 긴장감...

방콕에서는 왕복 티켓을 안끊으면 벌금을 낼 수도 있다는 얘기를 들었을때는 어떻게 해야하나 약간 걱정 했는데, 인천 공항에서 이와 같은 사항을 숙지하였습니다. 서명을 하고나자 조금 긴장이 되었다.

쓸데없이 운을 걸어 본다. '입국을 무사히 하면 이번 여행이 순조로울 꺼야.'라고.

그러면서 3일 뒤면 돌아가는 친구 비행기 편명을 알아 내어 Departure에다 적어 놨다.

(뭔가 완벽히 준비 하고도 쫄기는. 괜히 쫄았지. 나중에 여행자를 얘기를 들어 보니, 여권에 방콕을 드나들던 도장이 많은 사람들만 이것저것 물어 본다고 했다.)


* 팟타이.

태국 음식 중 팟타이는 정말 맛있다. 볶음 쌀국수에 땅콩이랑 매콤 양념을 뿌려 먹는데,

어딜가든 난 왠만하면 다 맛있더라.(왜냐면 땅콩이랑 매콤 양념은 어딜 가든 똑같은 거니까.)


* 방콕 물가 적응 중. 

- 첫날엔 택시비도, 칵테일, 팟타이 값도 과했다.

방콕을 몇번이나 오는 사람들은 High-way를 타지 말라고 말해야 택시비가 적게 나온다는걸 나중에 알았다.

고속도로 통행료 50밧을 더 얹어 370밧을 주고, 아직 이 택시비가 비싼건지 아닌지 감이 없었기에 흔쾌히 택시비를 냈다.(지금 생각하면 말도 안되게 비쌌는데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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