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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현실컨설턴트 Nov 11. 2020

연필

"우리 일이, 프로세스를 분석하는 매커니즘 말이야. 꼭 한 자루의 '지우개 달린 연필' 같아."

"충격먹었어?회의가 그렇게 힘들었어?"

"도중에 정신줄 놓고 있다보니 엉뚱한 생각이 나더라고. 회사의 프로세스를 전체로 봤을때, 9할은 기존(旣存)이야, 원래부터 존재하는 것들이야. 회사가 속한 지역, 회사가 속한 산업(인더스트리), 회사의 규모(글로벌 기업, 대기업, 중소기업 등). 컨설턴트가 바꿀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어. 이미 존재하는 것들에 대해서는 인식만 하면 될거야. 그렇다면 우리가 신경 써야 할 것은 나머지 1할인데, 그것의 9할은 이미 정해져 있는 그 회사만의 처리 절차야. 손댈 게 없어. 이것들도 변하지 않아. 그러고 나면 남는 것이 1할의 1할이지. 새롭게 만들어야 할 부분이야. 프로젝트 과정으로 보면 A부분은 표준에 해당하는 거지. 그 중에 D 부분은 존재하지만 직원들이 잘 인지하고 있지 못하는 숨은 부분이고, 가장 문제가 되는 부분은 B 영역이야. 그 중에서도 새롭게 정의되어야 할 것은 C 영역뿐이지. 그런데 왜 할때마다 어려울까?"

얼마 전에 이 연필을 잃어버렸어. 그래서 내가 헤매고 있나 봐. 똑 같은 걸 다시 사야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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