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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현실컨설턴트 Dec 26. 2022

야생

그날 사건이 좀 있어서 속으로 회사 욕을 엄청하고 있었습니다. 마치 운명처럼 인스타에서 팔로우하던 내셔널지오그래픽 공식계정에서 아래 사진을 봤습니다. 그리고 바로 마음을 고쳐먹었습니다.


내셔널지오그래픽에서 우연히 본 사진


사진에서 가장 아래 깔려서 이빨을 드러내고 하악질을 하고 있는 것이 접니다. 그 위에 올라타서 보호하는건지 짖누르는건지 헷갈리게 있는 녀석이 표정까지 우리 팀장입니다. 대부분 팀장 표정이 딱 저러하죠?

여기까지가 그날의 제 상황과 정확히 일치했습니다. 고객과 일정과 자원을 두고 얼굴을 붉히며 다투고 있는데 팀장님이 일을 한참 더해야 하는 안을 아무렇지도 않게 턱 내놨습니다. 어쩜 저 사진과 상황이 일치할까요? 그런데 이 사진의 반전은 그 위에 있습니다. 두 아기사자 형제 위로 보이는 어미 사자의 배와 다리이지요. 결국 저의 하악질도 팀장의 시큰둥함도 회사의 그늘 아래서 이뤄집니다. 냉정하게 보면 우리가 하는 일의 대부분은 회사의 이름에서 이미 결정납니다. 특히 회사의 규모가 크면 클수록 말이죠. 하지만 우리는 그 사실을 자주 잊습니다. 다 내 능력이라 착각하는 경우가 있죠. '무조건 회사에 감사하라' 이런 말은 아닙니다. 그건 제 캐릭터에도 맞지 않죠. 제가 드리고 싶은 말은 '냉정하게 내 능력과 위치를 평가하라'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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