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

에세이-데이트랜드

by 기신
SmartSelectImage_2017-07-02-10-39-03.png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다고 당신에게 말했죠.


모든 것은 변해버리고 닳아없어지며 사라져버려요.

그러니 지금 이 순간의 약속과 맹세도 한 줌 재가 되어 소멸할거라고 여겼죠.

영원을 맹세하는 일은 실로 헛될지 몰라요.


그럼에도 당신의 답이 아직 잊혀지지 않아요.

모든 것이 변하는 것만은 영원하며,
그렇기에 약속을 지키겠다는 서약이 의미가 있는 것이라고.

변해버릴 모든 것에
적어도 생명이 다할 때까지
맞서겠다고 선언한 것이라며 당신이 웃었어요.


세월이 지난 지금,
약속은 생각처럼 잊혀졌고 맹세는 깨어졌죠.

하지만 당신의 대답만은 아직도 내게 남아있어요.


세상에 영원한 것은 있습니다.

모든 것이 영원히 변해간다는 진실입니다.

그럼에도 우리가 그에 반하는
변하지 않는다는 약속을 한다면,
이는 영원에 맞서겠다는 맹세를 한다는 뜻이죠.


스스로의 생을 걸고서.


이미 나이들어버린 오늘,
생을 걸고 영원을 맹세할 일이 있을지
서글픈 추억에 잠깁니다.

다시 맹세할 날을 마음 깊이 기다리며.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상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