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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신
Aug 21. 2015
파문
오늘의 이야기
수면 위에 떨어진 물방울 하나.
이 순간, 파문이 일고,
수면 전체로 원형의 파문이 퍼져 나갑니다.
세상을 이루는 시공간이 일 순간에 드러나죠.
일점.
원형.
곡선.
이 모든 것은 결국 파랑 혹은 파문이라는 형태의 한 부분에 불과합니다.
세상에는 추상적인 점도, 완전한 원도, 순수한 직선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단지 모든 사물은 끊임없는 파장과 흐름을 가지고 있고,
그 흐름의 일 순간을 우리가 고정화하거나 추상화하면서,
기체, 고체, 액체의 이름을 붙이고 있을 뿐이죠.
수면 위에 나타난 파문이 다른 파문과 겹쳐 그 흔적을 찾기 어려워지더라도,
한 번 나타난 파문은 사라진 것이 아닙니다.
다른 파문에 전달되어 새로운 주기를 반복하게 되겠죠.
우리의 생이 그렇듯이.
그 안에 숨어 있는 똑같은 원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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