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데이트랜드
상처는 아물뿐 없어지지 않아요.
몸에 난 흉터는 눈에 보입니다.
그래서 수술로 흐리게 만들 수도,
화장으로 가릴 수도 있죠.
하지만 마음의 상처는 보이지 않아
오히려 사라지지 않습니다.
사람의 마음은 생각보다 연약하죠.
실로 참혹한 기억만이 아니라 사소한 일조차도 자주 지워지지 않는 상처를 남깁니다.
잊어버리고 살 때는 미처 모르던 그 상처는
어느새 아주 사소한 계기로도 떠올라
심장을 틀어쥐고 옴쭉달싹 못하게 만들어요.
그것이 사람의 진정한 상처입니다.
살아있는 한 사라지지 않고 피할 수 없는
아픈 기억이죠.
마음 속 깊이 남아 생의 전부를 흔들 흉터입니다.
상처를 준 자에게 보복한다고 사라지는 것이 아닙니다.
즐거운 일로 덮는다고 사라지는 것도 아니구요.
강해진다고 쉽게 극복되는 종류의 것도 아니에요.
이는 몸의 상처처럼 드러내고 보이게 만들어야 치유가 가능해지죠.
때로 힘들고 어렵고 무섭더라도 쓰고 말하며 표현하는 방법 밖에 없어요.
과거를 되돌릴 수는 없지만,
그 과거를 떠올려 기록하며 체험할 수는 있습니다.
그때 비로소 보이지 않던 상처는
눈에 보이는 것이 되고,
흐리게 만들거나 지운 것처럼 만들 수 있게 됩니다.
우리가 아픈 기억의 주박에서 벗어나
온전히 살 수 있게 되구요.
몸의 상처가 언젠가 치유되는 것처럼.
그럼에도 상처는 아물뿐 사라지지는 않습니다.
그것이 인생이 가진 한계이자 진정한 비극일 거에요.
하지만 우리는 상처를 안고서
또한 살아가야 합니다.
당신의 상처는 어떤 것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