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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신 Sep 06. 2015

사람은 언제 죽는가

영화 "암살"에 대한 소고

사람은 언제 죽을까요?



지난 8월, <암살>을 두 번 보게 되었습니다.

처음 보면 보이지 않던 것도 두 번 보면 때로 보이기도 합니다.


처음 볼 때는 단지 아리게 보았던 장면이 있어요.


“동지들, 우리 촌스럽지만 사진이나 한 장 찍지.”


3명의 결사대가 상해를 떠나기 전날 밤, 사진을 찍는 장면이죠.


그 시절, 

죽음을 각오하고 떠나던 독립투사들은 기회가 닿는 한 사진을 남기려 애썼습니다. 

심지어 거사 직전의 급박한 상황에도 사진을 찍는 것을 잊지 않았죠. 

요새처럼 사진이 흔한 시절에는 상상하기 어렵지만, 

그때는 사진의 인화가 그리 쉬운 일도 아니었습니다.


어차피 독립운동은 없는 살림의 일.
사진은 아주 사치스러운 일이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호주머니에 돈은 없을지언정 독립운동가들은 꼭 사진을 찍었습니다.


왜?


<암살>은 정직한 영화입니다.
굳이 답을 숨기려들지 않아요.


“3천불, 우리 잊으면 안 돼.”


기억입니다.
한 줄 기록을 남기기 위해서입니다.

육신의 생명은 사를지라도 기억의 생명은 보다 길게 남을 거라 확신했기 때문이구요.


사람은 바로 잊혀질 때 죽으며,
기억될 때 살아있는 것이라 믿었기에 가능했던 일이기도 합니다.


이 모든 것은 ‘나라’라는 것이 해방의 의미였던 시절의 이야기지요.


그때 그들이 가졌던 확신이 우리에게는 없지만..
적어도 다시 기억해줄 수는 있을 것입니다.


해방 60주년을 맞이한..
이 나라에 살고 있는 ‘우리’만이 할 수 있는 일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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