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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신 Dec 13. 2017

맡기다

에세이-데이트랜드

생의 가장 중요한 순간은 결국 운명에 맡겨집니다.


이 세상에 당신은 던져진 채 태어나죠.

서로 다른 사람과 세계를 인식하기 시작할 즈음에는 이미 많은 것들이 결정된 뒤에요.

스스로 정해진 것들을 바꾸려 애써도 손이 닿지 않는 것이 대부분입니다.


결국 우리는 이룰 수 있는 일이 극히 드물다는 현실을 깨닫게 되죠.

이 세상에 이미 존재하는 장벽이 지극히 강고해 부술 수 없다는 것을 인지하게 됩니다.

하고 싶은 일도, 해야 할 일도,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면 닿지 않는다는 사실에 다다르게 되어요.


그럼에도 세상이 뒤집히는 때가 있습니다.

할 수 없던 일을 행할 수 있게 되고, 정해져 있던 것들이 뒤바뀌며, 지극히 강고하던 장벽이 부서질 순간이 있죠.

바로 당신이 원하던 바를 실현시킬 유일한 찰나입니다.


결국 우리는 가장 중요한 순간을 운명에 맡길 수 밖에 없어요.

하지만 동시에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면 그 순간이 다다랐을 때 당신의 뜻대로 될 것도 아무것도 없습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사력을 다해 발버둥치는 거죠.


나아가 생이 다하는 그 순간에 후회 없는 끝을 맞이하기 위함입니다.


이 세상에 던져진 생의 한 자락에 선 채 할 수 있는 일을 곱씹는 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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