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다

에세이-데이트랜드

by 기신

사람에게 기대고 싶어질 때가 있죠.


누구든 대신 희망을 거는 일은 위험한 일입니다.

당신의 뜻대로 움직여주는 타인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아요.

게다가 사람은 생각보다 연약해 아주 쉽게 운명의 파도 속에 휩쓸리곤 합니다.


당신을 상처입히고 배신할 수 있으며 자신마저 사라져버릴 수 있는 게 사람이죠.

그럼에도 생각을 나누고 대화를 건네며 믿음을 맡기는 일을 우리는 다른 사람과 하게 됩니다.

때로 사람을 믿을 수 없어 돈에, 이름에, 조직에 기대보지만 결국 생에 남는 것은 사람 뿐이에요.


그때서야 비로소 인간의 세상은 사람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어쩔 수 없는 현실을 깨닫게 되죠.

그러므로 사람에게 기댈 수 밖에 없다는 한계도 새로이 발견하게 됩니다.

그렇지만 또한 사람만큼 믿을 수 없는 존재도 다시 없다는 진실에 부딪치게 되어요.


결국 우리는 믿지 못할 사람에게 기대야만 합니다.

그것만이 이 던져진 생애에서 사람이 세상 속에서 버텨나갈 수 있는 방법이죠.

믿을 수 없는 사람에게 기대를 걸며 앞으로 걸어나갈 수 밖에 없어요.


어쩌면 삶이 고달픈 진정한 이유는 그 때문일지도 모를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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