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에세이-데이트랜드

by 기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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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에 가격을 매길 수 있다면 얼마일까요?


생의 많은 부분이 가치로 환산되죠.

당신의 시간은 월급과 수입으로 바뀌고 소중했던 사랑은 예단과 주택으로 비교됩니다.

심지어 열정조차 시청자가 순위를 매겨 값어치를 비교하는 예능이 화제가 되는 시대에요.


어쩌면 우리의 생은 모르는 새 수많은 숫자로 변환되어 누군가에게 평가받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실은 태어날 때부터 국가나 보험사에 번호가 매겨지고 죽을 때까지 계속 관리받는 게 삶일 수도 있어요.

사람이 사고로 죽었을 때 배상되는 금전을 보면 짐작할 수 있는 일이죠.


하지만 그게 한 인간이 살아간 생애의 전부일까.

벌어들였던 소득과 만들어낸 환산 가능한 가치와 사람들이 평가하는 서열이 우리의 모든 것일까.

적어도 조금은 다른 무언가가 있지 않을까.


애석하게도 그 무언가를 찾을 여유조차 없이 생은 끝을 맞이해 버리죠.

마지막에 이르러서도 당신은 죽음의 장소조차 가격으로 환산된다는 것을 발견하게 됩니다.

단 하나를 제외한다면 우리의 죽음조차도 평등하지 않아요.


바로 죽음의 한 순간입니다.

이 찰나만큼은 아무리 많은 가치를 보유한 인간이라도, 아무것도 가지지 못해 비참한 장소에서 마지막을 맞이하는 자라도 결코 다르지 않죠.

모든 이의 죽음은 동등한 끝이며 생이 필연적으로 다다를 비극입니다.


그때서야 비로소 우리는 남이 매겨온 인생에 진정한 자신의 '가격'을 선사할 수 있어요.

따라서 인생에 매길 수 있는 유일한 가격은 '죽음'이라고 우리는 말해야 할겁니다.


물론 인생의 가격 따위,
신경쓰지 않고 살 수 있는 삶이야말로 충실한 생애일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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