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상

에세이-데이트랜드

by 기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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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환상을 보았습니다.


이루어질 수 없는 일이 일어나고, 돌이킬 수 없던 일이 되돌아가며, 만날 수 없는 사람을 다시 만났죠.

이 던져진 생에 있을 수 없을 일이 선명하게 보였어요.

결코 실현될 수 없음을 알아도 눈감지 못했습니다.


찬연한 망상 속에서 당신은 선연히 웃고 있었죠.

잔인한 현실 위에서 내게는 눈물만 흘러 내렸어요.

눈부신 꿈속 안에서 우리는 진실로 행복해 보였습니다.


결코 끝나지 않기를 바랬지만 결국 모든 환상은 끝나 버려요.

이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지만 그 중에서도 찰나에 지나지 않는 게 상상과 망상입니다.

망연히 흘러내리는 비루를 닦지도 못한 채 바닥에 주저 앉아 절망해요.


그때서야 비로소 깨닫습니다.

이 환상에 가까워지기를 얼마나 바래왔는지.

결코 돌이킬 수 없는 과거를 바꾸기를 갈망하는 자신을 자각하죠.


그 순간, 비로소 이 꿈을 실제로 바꾸기 위해 일어설 수 있어요.

오직 절망의 끝과 실패의 바닥에 이르렀을 때만 다시 일어설 수 있죠.

꺾이지 않는다면 누구에게나 가능한 일입니다.


어느 날, 환상이 현실이 되는 순간을 보았습니다.

그 찰나는 너무나 황홀해 생을 전부 걸 수 있을 정도였죠.

단지 이루어지기까지, 너무나 오래 걸릴 일일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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