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오르다

에세이-데이트랜드

by 기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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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떠오르는 기억에 밤을 샐 때가 있다.


사람은 기억으로 구성되는 존재다.

당신이 행한 일은 기억되지 않으면 실은 존재하지 않는 일이 된다.

오늘은 인상적이었던 사건이 내일은 씻은 듯 없어져 무의미해지는 일은 다반사다.


그렇기에 잊혀진 일도, 만나지 못할 사람도, 다시는 갈 수 없는 장소도 존재하지 않는 것과 다름없다.

더 이상 의미를 부여하고 싶지 않은 기억을 우리가 애써 잊어버리는 이유다.

하지만 잊었다 생각했던 기억이 불현듯 떠올라 버리는 밤이 때로 온다.


꼭 그런 기억은 밤에 찾아온다.

낮에는 너무 번잡해 다른 생각을 할 틈이 없어서인지도 모른다.

굳이 다른이는 기억하지 않을 일인데도 떠올라 당신만을 괴롭히는 편린이 바로 그렇다.


그럴 때, 애써 잊고 잠들려 하면 오히려 고통스러울 뿐이다.

오히려 다시 되새기며 반추함이 잊고 싶었던 상처와 부끄러움을 삭힌다.

기왕 기억한다면 밤을 새서라도 복기하는 게 낫다.


왜냐하면, 지나간 일은 돌이킬 수 없기 때문이다.

할 수 있는 일은 단지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는 것 뿐이다.

물론 기분 좋은 일은 아닐 것이다.


떠오르는 기억탓에 밤을 새며 기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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