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관

에세이-데이트랜드

by 기신
SmartSelectImage_2018-03-28-10-46-33.png


그곳에 놓여 있던 신발을 기억한다.


현관은 집에서 나가는 마지막 장소이자, 돌아오는 첫번째 장소다.

걸음을 떼면 세상 밖으로 나가야 하며, 문이 열리면 집으로 귀가해야 하는 곳이다.

이곳이 무섭다면 밖이 두려운 것이고, 다다르기 버겁다면 안이 참혹한 것이다.


기억 속 우리 집의 현관은 항상 정리되어 있었다.

집안은 부산스레 자주 어지러졌지만, 현관 앞은 유난히 깨끗하고 먼지 한 톨 찾기 어려웠다.

가끔은 신에 발을 넣으며 어지러웠던 마음조차 정연해지곤 했다.


사람의 마음씀은 무척 작은 곳에서 드러난다.

어쩌면 우리 집의 마음은 그곳에 자리잡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그것이 가족이라는 공동체가 살아가는 광경이었을 것이다.


문득 이 던져진 세상을 거닐다 돌아와 홀로 사는 어두운 집에 발을 들일 때, 불현듯 떠올린다.


같이, 살아가는 집의 현관은 그런게 아닐까.


어지러운 밤에 드는 상념이다.




매거진의 이전글떠오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