닮다

에세이-데이트랜드

by 기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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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이 지내는 시간은 서로를 닮게 만든다.


당신과 함께 걸어온지도 십여년이 되었다.

서로 달리 살아온 시간이 아직 더 길고 서로 다른 생각을 하며 사는 것은 여전하다.

하지만 때로 비슷한 음식을 고르고 비슷한 취미를 행하며 비슷한 습관을 가진 것을 보고 깜짝 놀라곤 한다.


같은 방향으로 단지 걸어온 것 뿐인데도 그렇게 되었다.

멀리 남은 생의 마지막까지 같이 걷게 된다면 또 어떻게 될까.

아직 서로 다른 모습 때문에 싸우고 갈등하며 헤어질 일이 더 많을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적어도 이곳까지 온 길은 남아있다.

지나친 장소도 거쳐온 시간도 같이한 추억도 이미 존재했다.

서로 달랐던 이들이 닮아버린 모습만큼이나 진실하다.


같이 지내며 닮아버린 당신을 바라본다.


앞으로 같이 걸을 수 있기를 기원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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