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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신 Oct 19. 2018

월급

에세이-데이트랜드

월급이 들어오기 전 날, 상념에 잠긴다.


이 세상은 돈이 지배한다고 이야기되곤 한다.

하지만 사실 사람은 고원 위 나무 아래 두 발로 선 아주 오랜 옛날부터 제약에 시달려왔다.

굳이 조직과 사회와 규칙의 굴레를 생각하지 않아도 자원과 시간의 한계 속에 우리는 살고 있다.


그럼에도 이 던져진 생을 이어가기 위해 명령을 듣고 욕망을 삼키며 흥미없는 일에 들이는 시간은 덧없다.

아무리 월급을 받아야 하는 이유와 의무를 되뇌어도 견디기 힘든 순간은 찾아온다.

단지 살아가기 위해 이 세상을 걷는 것은 아닐 거라고 생각하지만 현실은 생존에 급급할 뿐이다.


이 비루함을 어떻게 견디며 버텨낼 수 있을까.

만약 지나가면 더 나은 삶을 얻을 수나 있는 걸까.

어차피 오늘과 같거나 못한 시간만이 기다리고 있는 것은 아닐까.


그럼에도 인생은 숨이 끊어지기 직전까지 계속된다.

찰나를 버텨내면 다음 기회는 반드시 온다.

삶은 생각보다 길고 세상은 끊임없이 변하기 때문이다.


월급에 흘러가는 시간을 견디며, 상념에 잠기는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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