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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신 Oct 23. 2018

예정된

에세이-데이트랜드


이 던져진 세상에 예정된 일은 소멸 뿐이다.


태초에 커다란 폭발이 세계의 시작을 알렸다고 한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혹은 까마득한 미래에도 우주는 끝없이 성장해왔고 팽창하고 있으며 확대될 것이다.

마치 영원으로 생각될 정도로 길고 끝을 헤아릴 수 없는 단위의 세월이 흘러왔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은 종국에 이를 것이다.

아마도 우리는 볼 수 없을 아득한 시간이 흐른 후 세상도 멸망하게 될 것이다.

어쩌면 그 이전에 사람이 태어난 지구는 빠르게 사라져 버릴 수도 있다.


사람의 생도 마찬가지다.

태어나 살다가 죽음을 맞이한다는 진실만이 당신의 삶에 예정된 일이다.

이외의 그 어떤 일도 우리의 여정에 정해져 있지 않다.


반대로 말하면 어떤 일이든 일어날 수 있다.

언제 끝날지 알 수 없는 생애의 질곡에서 우리는 모든 일을 시도해볼 수 있다.

이 길이 불현듯 찾아온 죽음으로 끝나는 순간까지.


문득 길을 걷다 불안이 찾아왔을 때, 다시 일어나며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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