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기신 Nov 07. 2018

속삭이다

에세이-데이트랜드

속삭이고 싶은 하루가 가끔 있다.


말은 본래 의사를 전달하기 위해 하는 것이다.

하지만 가끔 남들에게 들키지 않고 한 사람에게만 이야기를 하고 싶을 때가 있다.

그럴 때 사람은 귓가에 대고 속삭이게 된다.


속삭임을 듣는 사람은 묘한 기분이 된다.

이 순간 말을 하는 이의 모든 관심은 듣는 이에게 집중되어 있다.

반대로 듣는 이도 하는 이에게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 같은 생각에 사로잡힌다.


그러니까 속삭임은 관심을 기울이고 받기 위한 행동이다.

상대방을 자신에게 집중시키기 위해 굳이 편히 말하지 않고 속삭이게 된다.

다른 곳을 보지 않고 다른 일을 하지 않고 다른 이에게 신경쓸 수 없게 만든다.


문득 관심가는 이가 생겼을 때 속삭일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속삭이고 싶은 사람이 생기는 하루가 생에 가끔, 찾아온다.



매거진의 이전글 정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