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소설] 나의 로스쿨 생존기4

연재웹소설-1. 펌 (4)

by 기신

<나의 로스쿨 생존기>


기신


1. 펌(FIRM)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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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펙 변호사 모집.


그래.

내가 지금 앉아 있는 자리는 한국 최고를 다투는 대형 로펌 로펙의 변호사를 뽑는 자리다.


일반적으로 대형 로펌은 일반 회사와 달리 공채를 거의 하지 않는다.

연수원 시보나 로스쿨 인턴을 거친 후 그 기간 동안 로펌이 원하는 능력을 갖춘 사람을 뽑지.

어떤 능력이냐구?


대형 로펌이 원하는 능력은 3종류지.


최고거나,

특별하거나,

아니면 어디든 발이 닿는 마당발.


적당한 학벌 따위는 필요없다.

기왕 학벌이 있으려면 수도대 법대 정도는 되어야 한다.

로스쿨이라면 수도대 로스쿨 정도는 나와주어야 일단 이야기가 쉬워진다.

그렇지 않으면 수석에 준하는 성적이라도 있어야 일단 눈여겨 볼 일이다.


아예 아무도 갖추지 못한 전문성을 갖추고 있다면 이야기는 다르다.

예컨대 금융 상품을 다룬 경력이나 어학이 자유로워 외국 계약서를 술술 소설 읽듯 넘길 수 있는 사람은 당연히 주목받을 수 밖에 없다.


그게 아니라면 어디서든 클라이언트를 끌어오거나 클라이언트를 위해 지인 네트워크를 이용할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가장 좌측 면접관과 가장 우측 면접관이 말을 보탰다.


“우리는 원래 서류와 면접만으로 사람을 뽑지 않아요. 이건 유 변호사가 로스쿨이라서 하는 말이 아니라 연수원 출신이라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번 소속변호사 채용도 마찬가지인데, 전혀 우리 로펌에서 인턴을 해보지 않은 친구가 여기까지 왔으니 놀랐던겁니다. 오해는 마세요.”


“그래, 나도 그게 좀 이상해서 계속 서류만 보고 있었던 겁니다. 아마 내가 기억하기로 유 변호사를 추천한 파트너가 하나 있었던 거 같은데. 아, 이철수 변호사군. 혹시 이 변호사랑 아는 사이요?”


아, 나도 왜 서류가 통과되었는지 몰랐는데 추천이 있었던 모양이군.

이철수 변호사라면 분명히 안면이 있다. 하지만 딱히 좋은 인상은 아니었을 것이다.

왜냐하면 나와 법정에서 적으로 마주친 적이 있기 때문이다.


나는 성폭행 피해자의 법률 자문단이었고, 이 변호사는 가해자의 변호사였으니까.


대체 왜 나를 추천한거야?

설마 그때 당한 분풀이로 날 이 자리에 세웠을리는 없잖아.

어깨를 으쓱이며 나는 대꾸했다.


“저로서도 의외로군요. 그 분이 저를 추천하시다니……. 왜 그러셨는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저는 이철수 변호사님의 이유는 모릅니다. 다만 제가 생각하는 제 강점은 잘 알고 있습니다.”


“강점? 이 서류로는 도저히 파악이 안 되는 유 변호사의 강점은 대체 뭐지요?”


비꼬는 듯한 좌측 면접관을 향해서는 시선도 주지 않은 채 나는 중앙 면접관을 직시했다.

저 사람이 이 자리의 결정권자다.

마음을 사로잡아야 해.


“백금그룹의 상속분쟁을 로펙으로 가져올 수 있다는 겁니다.”




작가의 말 : 이 픽션의 화자(narrator)는 '금수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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