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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신 Dec 17. 2018

과장하다

에세이-데이트랜드

가끔 허풍이 인생에 필요한 순간이 있다.


사람은 살아가며 자신을 남에게 드러내고, 혹은 표현하게 된다.

어쩌면 자신이 걸어온 길과 앞으로 해야 할 일을 들려주는 게 생의 단면일지도 모른다.

그럴 때 진실을 온전히 말하는 것은 오히려 쉽지 않다.


작은 돌은 커다란 암벽이라고 말하고, 작은 풍파는 폭풍이라고 허풍을 치고, 정오의 햇빛은 사막의 폭염으로 말하기가 오히려 쉽다.

실제로 있었던 일을 슬쩍 부풀려야 목적을 이룰 수 있기 때문일 수도 있고, 자주 떠오르는 자만심과 허영심 때문일 수도 있다.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허풍이 간혹 현실로 바뀔 때가 있다는 것이다.


우리가 놀라워하는 세상의 경이는 현실이 되기 전에는 누군가의 허풍에 불과했다.

이미 현실이 된 뒤에야 당신은 누군가의 과장이 실은 허황된 꿈이 아니었음을 알게 될 뿐이다.

단지 현실이 되기 전까지 가짜와 진짜는 잘 구분되지 않는다.


문득 과장을 하며 허풍을 떨게 되는 날, 이 허풍이 진실이 된다면 얼마나 좋을지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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