씀-꽁트
모른척_처음, 빛을 보았던 순간을 루오는 기억한다.
눈을 뜨고 태어나는 사람을 ‘현자’라고 세상은 말한다.
하지만 루오는 자신이 현자라고 생각해 본 적이 한 번도 없다.
단지 처음 모태에서 세상으로 나와 보고 듣고 느낀 모든 것을 기억하고 있을 뿐이다.
드러내지 않고 살아가는 것은 손쉬운 일이다.
알고 기억하며 생각할 수 있다는 사실을 누구에게도 들키지 않으면 된다.
사람은 타인에게 생각보다 관심없기 때문에 모른척 숨을 죽이면 쉽게 이룰 수 있다.
하지만 영원히 숨길 수 있는 비밀은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누군가 눈을 뜨고 태어난 자, 곧 ‘각성자’는 홀로 존재하지 않으며 세상 어딘가에는 반드시 다른 자가 있다.
그들에게 들키지 않고 살아갈 수 있다면 루오는 죽을 때까지 평온하게 살 수 있었을 것이다.
애석하게도 루오는 그리 평온하게 살지 못했다.
다시, 어둠을 보게 된 순간은 루오는 영원히 기억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