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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신 Apr 15. 2019

편안함

에세이-데이트랜드


모든 것을 내려놓을 때 비로소 평안함이 찾아온다.

세상은 자극으로 가득하다.
누르면 반응으로 돌아오고, 쾌감이나 고통을 받게 되며, 감각은 항상 중독되기 쉽다.
무언가 얻고자 원하며 하고자 애쓰고 이루려 달려가는 게 사람들이 흔히 살아가는 인생이다.

정신없이 달리다 보면 어느새 삶의 길을 너무 많이 달려왔음을 깨닫게 된다.
아무리 대단한 일을 해낸다 하더라도 그 모든 것은 결국 영원하지 않다는 것을 깨닫는다.
이 모든 것이 허망하게 손 안에서 사라져 다른 이에게 넘어간다는 진실이 심장을 아리게 만든다.

그럼에도 사람은 쉽게 멈추지 못한다.
가진 것을 버리지 못하며 얻고 싶은 것을 포기할 수 없다.
마음에 평안 대신 불안한 욕망만이 격렬하게 끓어올라 쉬기 어렵다.

결국 온전히 내려놓을 수 있는 그 순간은 모든 것을 포기했을 때다.
그때까지 사람은 진정한 편안함을 얻지 못한다.
인생을 옛 선인들이 고통이라고 여긴 이유일 것이다.

문득 평안함을 찾기 어려운 밤, 잠시 마음을 가다듬다 상념에 잠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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