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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신 May 02. 2019

질서

에세이-데이트랜드


아주 쉽게 혼란은 찾아와 버린다.

만드는 것은 어렵고 부수는 것은 쉽다.
규율과 상식과 질서는 매우 견고해 보이지만 실은 사람의 머릿속에 들어 있는 관념에 지나지 않는다.
한 사람이 부리는 난폭한 행동만으로도 그 장소의 질서는 순식간에 무너진다.

한 문명에 도전하는 이들이 테러를 일삼는 이유이기도 하다.
당신이 당연하다고 여기는 모든 것은 순식간에 무너져 내릴 수 있다.
수천년 전부터 이 세계에서 있어왔던 일이다.

하지만 이미 있는 질서는 답답해 때로 혼란이 오기를 바랄 순간이 있다.
아무것도 이룰 수 없고 이미 정해져 있는 것을 따르기에 급급한 게 우리에게 주어지는 질서의 굴레다.
누구라도 스스로의 생에서는 주인이 되길 원하지만 쉽게 이루어지지 않는 일이다.

그런데 만약 혼란이 정말 찾아온다면, 그때도 그렇게 생각할 수 있을까?

내전이 일어나고 질서가 무너져 규칙 없는 혼돈에 시달리는 머나먼 곳의 사람에게, 인생은 존재하지 않는 단어다.
오직 생존만을 목표로 하루를 버티는 것만이 전부일 것이다.
그럼에도 이 생의 장벽이 너무 거대해 혼란을 바라게 될 때가 누구에게든 찾아온다.

문득 혼란이 찾아왔을 때, 어떤 선택을 할 수 있을까?

혼란의 시대가 다가오는 것을 느끼다, 불안한 마음을 다잡으며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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