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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신 May 03. 2019

단계

에세이-데이트랜드


삶은 때로 끝을 알 수 없는 계단을 오르는 것과 같다.

한 없이 높은 계단을 오르게 된 적이 있다.
걷고 또 올라도 정상이 보이지 않아 아픈 허리와 다리를 붙잡으며 한숨을 내쉬었다.
높다란 계단의 높이보다 끝을 알 수 없어 절망이 먼저 눈앞을 가로막았다.

결국 온전히 오르지 못하고 계단을 다시 내려섰던 기억을 다시 떠올린다.
만약 그때 언제 계단이 끝날지 알 수 있었다면 조금 더 힘을 낼 수 있지 않았을까.
혹시 인생도 마찬가지라 자주 포기하게 되는 것은 아닐까.

하지만 계단에는 결국 끝이 있다.
생에는 반드시 다다르게 될 마지막이 찾아온다.
결국에 다다를 죽음의 순간에 다시 지나쳤던, 혹은 멈춰버렸던 계단을 떠올리며 후회하게 되지는 않을까.

지금 이 순간 다시 계단을 밟아 올라야 하는 이유다.

보이지 않는 끝을 상상하며, 다시 걸음을 내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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