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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신 May 29. 2019

패배

에세이-데이트랜드


영원한 패배는 없다, 승리처럼.

생은 누구에게나 처음 겪는 일이다.
다시 돌아오지 않을 시간이며 한정된 시공간 아래서 충족되지 않을 열망을 품고 살아가는 길이다.
누군가와 경쟁하며 우열을 겨루는 일은 피할 수 없다.

사람도 모임도 나라도 서로 싸우고 갈등하며 승패를 나눈다.
아주 오랜 옛날 패배는 노예와 같은 뜻이었다고 한다.
예전과는 다르지만, 여전히 진다는 것은 비참한 일이다.

그럼에도 세월은 흘러가고 영원할 것 같던 승자는 마침내 몰락한다.
사람의 생명도, 공동체의 수명도, 국가의 명운도 결국 쇠퇴하고 마모되어 소멸한다.
시간은 살아남은 이들의 것이다.

하지만 이는 다시 돌아온 기회를 맞이한 이전의 패자에게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래서 생은 덧없는 것이라 옛 선인들은 말했을지도 모를 일이다.

패배의 순간에, 다시 돌아올 시간의 흐름을 생각하며 마음을 다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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