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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신 Oct 31. 2019

부자

에세이-데이트랜드


막대한 자원을 가진 이를 우리는 ‘부자’라고 부른다.

아주 옛날 사람은 그 날 필요한 물자를 그 날 조달하며 살아갔다.
그 시절 인간은 남의 것을 탐내지 않되 동시에 부족함을 감수해야 했다.
물론 풍족해본 적이 없는 이들에게 부족함은 의미없는 단어였을 것이다.

화폐를 만들어 교환하고 가치를 축적하는 법을 알게 되면서 더 많이 가진 자들이 생겨났다.
누군가 더 많이 가지고 더 많이 쓰며 더 많이 누리는 이들이 생겨나면서 비로소 풍요와 빈곤의 개념이 생겨났다.
결국에 부자가 있기에 빈자도 존재하는 셈이다.

이미 복잡해진 세상에서 부자를 없애기는 어렵다.
하지만 부자는 본인의 능력만으로 탄생하는 존재가 아니다.
화폐가 탄생한 이래 자원을 더 많이 가진 자는 언제나 그 공동체에 기반해 존재해 왔다.

그럼에도 부자들은 항상 자신의 자원을 생득적인 것으로 착각하며 살아간다.
공동체가 무너질 때 화폐는 가치를 잃으며 자신의 자원도 온전히 사라진다는 것을 외면하기 때문이다.
결국 빈자가 있기에 부자가 존속할 수 있다.

너무나 간명한 진실을 외면하는 이들을 보다, 문득 든 단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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