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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신 Nov 07. 2019

천재

에세이-데이트랜드


언젠가, ‘천재’를 만난 적이 있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머리가 좋은 사람, 우수한 성적을 올리는 사람, 암기와 계산이 탁월한 사람을 ‘천재’라고 부른다.
하늘이 내린 재능이 있는 사람이라는 의미로 아주 오래 전부터 통용되온 말이기도 하다.
하지만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하고 놀라운 업적을 이뤄왔으며 가끔 우리가 사는 이곳을 완전히 바꿔버린 이들은 고작 그런 존재가 아니다.

천재는 콜럼버스의 달걀과도 같은 존재다.
달걀을 깨뜨려 세운다는 발상은 알게 되면 누구나 할 수 있지만, 갑자기 닥치는 순간 떠올릴 수는 없는 생각이다.
왜냐하면 사람은 항상 이미 존재하는 규칙과 관념에 갖혀 이를 벗어나는 발상을 할 수 없게 진화되어 왔기 때문이다.

태고의 고원에서 뛰쳐나온 이래 인류는 항상 위험한 환경에 노출되어 왔다.
지금까지 존재해온 모든 사람은 위험을 회피하며 안전을 찾아 헤매던 조상들의 후손이다.
당연하게도 새로운 발상, 규칙을 어기는 행동, 남들이 가지 않은 길은 죽음을 불러오는 지름길이었다.

그럼에도 남들에게 보이지 않는 ‘최단거리’가 눈에 보이는 이들이 있다.
그들은 이미 태어날 때부터 ‘눈’을 뜨고 태어났기에 호흡하는 것처럼 자연스레 만사의 ‘지름길’을 발견해 버린다.
우리가 기상천외한 발상이라고 생각하는 모든 것이 그들에게는 너무나 확연하게 보여 당연한 길일 뿐이다.

천재는 그런 존재다.

물론 지름길이 가장 빨리 가는 길이라는 보장은 없다.
실은 위험하고 언제든 무너질 수 있기 때문에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일 때가 훨씬 많다.
단지 사람들의 질시만이 천재를 몰락시키는 이유는 아니다.

하지만 천재가 선택한 ‘길’을 보게 되는 순간이 경이롭다는 사실만은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문득 천재를 만났던 어느날의 추억을 떠올리다 한 줄 적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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