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땐 몰랐다.
엄마가 그렇게 말하는 게, 그냥 엄마의 방식인 줄 알았다.
“빨리 해라.”
“그게 뭐가 어려운데.”
“그럴 시간에 공부나 해라.”
말투가 강하고, 표정이 단단했다.
그래서 나는 늘 혼나는 기분이었다.
잘못하지 않아도 괜히 불안했다.
아침마다 ‘오늘은 엄마 기분 좋을까?’
그걸 먼저 살피는 게 내 하루의 시작이었다.
엄마는 무심했고, 나는 그 무심 속에서 자랐다.
그런데 나도 점점,
엄마의 말투를 닮아가기 시작했다.
“됐어.”
“그냥 놔둬.”
“아, 귀찮아.”
내가 그렇게 말할 때마다
엄마 얼굴이 굳었다.
중학생이 되면서 이상한 생각들이 내 마음속에 생긴다.
뭔지 모르지만 우울하고 불편하다.
하루에도 몇 번씩 드는 생각들이 있다.
'엄마는 왜 자꾸 나한테 잔소리만 할까?
그리고 엄마는 내 얘기를 듣는 것 같으면서도 결국 자기 얘기로 끝날 때가 많아. 진짜 싫어.'
“밥은 먹었어?”
“공부는 좀 했어?”
“핸드폰 좀 내려놔.”
“우리 때는 말이야~”
하루에도 몇 번씩 듣는 말들.
지겹다.
그런데 이상하게, 그 말들이 다 나를 위한 말인 걸 알면서도 숨이 막힌다.
나는 그저 나대로 두었으면 좋겠다.
"내가 알아서 할게."
말끝을 세우지만, 속으론 엄마가 그냥 믿어주면 좋겠다 고 생각했다.
나도 실수도 해보고, 후회도 해볼 수 있게.
그런데 엄마는 내가 넘어질까 봐 미리 손을 내민다.
그러면 나는 자꾸 그 손을 뿌리친다.
“엄마, 나 그냥 좀 두면 안 돼?”
말은 차갑게 했지만, 가끔은 마음속 어딘가에선 그 손이 사라질까 봐 무서울 때도 있다.
나도 나를 잘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