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아직도 나의 봄이다

by 루미나

“엄… 마.”
새벽 공기를 가르며
작은 목소리가 내 이름을 부른다.

이불 끝이 살짝 움직인다.
쭈뼛쭈뼛,
내 품으로 스며드는 봄빛 하나.

나는 팔을 내민다.
그 순간,
꽃잎처럼 내 품에 안기는 딸.

머리카락 사이로
샴푸 향과 햇살 냄새가 섞여 들어온다.
코끝에, 마음 깊숙이,
그 향이 고요히 번진다.

나보다 훌쩍 커버린 아이가
지금은 내 품에 꼭 맞춘 듯 눕는다.
온기가 흐른다.
내 몸에서 딸에게,
딸에게서 다시 나에게로.

이 짧은 순간,
세상은 멈추고
행복만 흐른다.

아득히 먼 그날,
처음 내 품에 안겨
젖을 물던 아기의 숨결이 떠오른다.

시간은 흘렀지만
내 품 속의 딸은 여전히
작은 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