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은 나를 지키는 방법이었다

by 루미나

예전엔 감정이 문제를 만든다고 생각했어.
근데 하나씩 알아가다 보니까
감정은 항상 메시지를 들고 오더라.

화는
선을 넘지 말라는 신호였고,
슬픔은
멈추고 회복하라는 말이었고,
불안은
미리 준비하라는 알림이었고,
상처는
다정함이 필요한 지점이었어.

감정을 없애려고 할수록 더 커졌고,
무시할수록 다른 형태로 튀어나왔어.

대신 감정을 쓰기 시작하니까, 상황이 달라졌어.
지금 이 감정이 나한테 뭘 말하려는 건지 한 번만 들어보는 거야.
그 순간 감정은 짐이 아니라 도구가 되더라.

감정을 알게 된다고 삶이 갑자기 쉬워지진 않아.
근데 분명한 건 있어.
덜 오해하게 돼.
나를, 그리고 타인을.


괜히 폭발하지 않게 되고,
불필요하게 참지도 않게 돼.
선택이 조금 더 또렷해지고,
무엇보다 나 자신과 싸우는 일이 줄어들어.


감정은 없애야 할 대상이 아니라
길을 알려주는 안내자였다는 걸
조금씩 알게 되니까.
삶이 가벼워진다기보단 덜 무거워져.

그 정도 변화면 충분하지 않을까.

이 책은
감정을 잘 다루는 사람이 되라는 얘기가 아니야.
그냥
나를 조금 덜 힘들게 하자는 이야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