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부장과 김 과장의 이야기
[ 박 부장 이야기 ]
오늘 아침 내 옆자리에 있는 최차장이 나에게 말을 걸어왔다.
최 : "스차장 지난주 말한 연금에서 모아가면 좋은 종목이 뭐라 했죠?"
스 : "아 TIGER 미국배당 다우존스요?"
최 : "아 그렇죠, 그거 배당금 받으면 배당세를 안 낸다고 했나요?"
스 : "네 15.4% 과세 이연 되고, 나중에 연금으로 받을 때 5.5% 내죠"
그때 내 앞자리의 타 부서 박 부장님께서 (사실 이때 성도 몰랐다) 쓱 일어나 우리 쪽으로 걸어오셨다.
"연금 얘기들 하시나 봐요? 저도 요즘 연금이 고민인데 같이 들어도 되나요?"
한 번의 대화도 나눠보지 않은 사이였지만, 우리는 알았다고 하고 얘기를 이어 나갔다.
그분은 우리의 대화가 끝나고 자리로 돌아가시곤 나에게 정중히 메신저를 걸어왔다.
"스차장, 이런 말 미안한데, 혹시 오늘 시간 되면 커피 한잔 할 수 있을까요?
내가 요즘 고민하고 있는 걸 스차장이 잘 알고 있는 거 같아서요"
난 거절할 이유가 딱히 없었고, 연금을 설명해 주는 것을 좋아라 했기에 흔쾌히 승낙하였다.
알고 보니 박 부장님은 곧 정년이셨고, 퇴직금을 IRP 계좌로 받는 거 까지는 아셨으나,
어떻게 투자할지 고민을 하고 계셨던 상황이었다.
다행히도 미국에 투자를 해야 하겠다고 생각은 하고 계셨고, 연습 삼아 S&P500과 미국배당 다우존스를
조금씩 매수해보고 계셨다고 했다. 유튜브와 카페를 보고 또 읽으면서 조금씩 조금씩 정리하셨다고 한다.
사실 난 적잖이 놀랐다. 정년을 앞두신 분이 관심이 아무래도 높을 수 있겠으나 이 정도로 혼자 정리하기엔
쉽지 않기 때문이다. 박 부장님의 상황과 연금 수령 방법, 세금등을 고려해서 안정적이면서 현금흐름이
나올 수 있는 방법을 설명드렸다. 부장님은 나에게 몹시 고마워하였고 한결 마음이 가벼워지셨다고 했다.
[ 김 과장 이야기 ]
다른 건물에서 근무하고 있던 후배 김 과장이 업무차 우리가 일하는 곳으로 들렀다.
최차장과 나 김 과장은 커피를 마시며 그동안 지내온 이야기를 했다.
최차장은 2주 전쯤 나에게 연금에 대하여 전체적인 설명을 1시간 정도 듣고,
배당주 투자를 시작한 상황이었다.
최 : "김 과장, 여기 서 과장이 아주 연금 박사야, 저번에 주식투자 잘 안되었다며 여기 설명 한번 들어봐"
김 : "아이 무슨 연금이에요, 그거 얼마나 한다고~"
최 : "아니야, 나도 들어봤는데 아주 체계적이고 괜찮은 방법이야. 시간이 지나면 꽤 큰돈이 될 수 있어"
김 : "어휴 제가 알아서 할게요. 올해도 주식 나름 성공 중이거든요. 종목 하나 익절하고 나왔어요"
난 둘이 대화를 하는 동안 아무 말도 하고 있지 않았다.
내가 아는 김 과장의 투자는 사실 몇 번은 성공할 수 있어도 지속하기 어려운 투자였고,
몇 번 이미 실패를 한 것으로 알고 있었다. 하지만 당사자가 싫다는데 굳이 나서서 강요할 필요는 없었다.
오늘 우연찮게도 서로 비교되는 태도를 지닌 박 부장과 김 과장을 같은 날 만난 날이다.
대화 한번 해보지 않았던 박 부장은 우리의 대화를 듣고, 하나라도 더 알고자 나에게 먼저 다가와
연금 투자의 방법을 물어보고 나름 만족스러운 답변을 들었다.
하지만 같은 부서의 김 과장은 본인의 투자 방법이 있으니 관심이 없다고 했다.
물론 김 과장의 투자 방법이 수익률이 좋고 더 많은 부를 쌓을지 모를 일이다.
하지만 내가 설령 많이 알더라도, 다른 사람의 좋은 투자방법이 있다고 하면,
다 듣고 나서 그걸 행하지 말지를 결정하면 될 일이다.
나도 나름 연금을 잘 이해하고 있고 올바른 방향으로 투자하고 있다고 자부하지만,
다른 사람들이 투자 이야기를 시작하면 끝까지 경청을 해보곤 한다.
내가 놓치고 있지 않은 건 없는지, 혹시 내가 잘못 알고 있는 건 없는지...
그렇게 하다 보면 내 투자법은 좀 더 견고해지기도 하고, 새로운 투자법을 접하기도 한다.
여러분은 누구에게 해당되는지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
어느덧 나도 모르게 투자의 기회가 옆에 있음에도 놓치고 있지는 않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