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 박물관에게 발린단 말 들어보셨나요?

09-06-19 상트페테르부르크 3일차

by 역마살아임더


아침에 일어나 여전히 호스텔에서 만들었다는 애플파이가 운 좋게도 아홉시 반이 넘은 시간에도 있길래 얼른 낚아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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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울키친호스텔에 머물 생각이라면 꼭 한번은 일어나서 이 애플파이를 먹어보는거, 강추.

거기에 애플파이를 들고 테라스에 앉아보는것도 강추.


아무데서나 음식을 먹을 수 있는 것도 그들만의 청결 관리에 대한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방법인것 같다.

오늘은 뭐하지 하며 애플 파이를 먹는데 옆 테이블에 앉은 미국에서 온 할아버지와 어떤 남자애가 오늘 예르미타주 박물관을 가볼까 한다고 떠드는걸 듣고 나도 박물관이나 가볼까 싶었다. 세계 3대 박물관이라는 예르미타주 박물관이나 가볼까.




숙소에서 예르미타주 박물관 까지는 그다지 멀지 않았다. 여전히 맑은 날씨에 발걸음도 가볍게 1킬로미터 정도를 걸었다. 나는 한국에서 퇴사하기 전에 스트레스를 엄청 나게 받아서 인지, 한달만에 살이 5kg이나 빠졌었다. 일도 힘들고 일이 힘들면서 스스로를 재촉하다 보니 마음도 병들고, 별로 놀랍지도 않은 결과였다. 그렇지만 시베리아 횡단열차에서 뭘 잔뜩 먹으면서 잠만 자다보니, 살이 쪘다고 스스로 느껴졌다. 하지만, 상트페테르부르크 숙소에 체중계가 있길래 체중계에 올라가보니 그렇게 많은 무게가 찐 것도 아니었다. 그래서 물리적, 심리적 스트레스가 함께 오면 얼마나 몸에 심한 타격이 되는건지 깨달았다. 퇴사할 무렵 거울속의 나는 비쩍 말라 해골 같은 애가 있었지만, 여행하면서는 건강이 얼굴 가득한 나를 마주했으니.

아마 매일 하루에 2만보씩 걸었던 덕분에 건강을 찾은 것 같긴하지만.


쌍트 (18).jpg 필름사진으로 넓게 찍은 예르미타주 미술관


나는 예르미타주 박물관도 신관 구관 건물이 나뉘어져 있다는 것만 알고 왔다. 어디 있는게 구관이고 어느게 신관인지도 모르고 왔기에 그냥 무작정 궁궐 구경 해야지!!!!! 하고 민트색 건물만 보고 직진 했다.



혹시라도 나 같은 예르미타주 박물관이용자가 있을까 쓰는 팁

민트색 건물은 구관, 광장을 건너 맞은편에 있는 새 건물이 바로 신관.

신관에는 피카소, 드가, 마티스 등의 유명 작가의 그림 다수 보유,

구관에서는 예르미타주 미술관 겸 박물관 구경과 레오나르도 다빈치, 루벤스 등의 상대적으로 예전 (?) 화가들 그림이 많음!



KakaoTalk_20200316_192417630_01.jpg 필름 카메라 사진과 다른 모습의 하늘


입장 티켓 구입줄만 해도 한참을 서있었는데, 그 다음에 입장 줄에도 한참을 줄을 서 있길래 별관처럼 보이는 건물엔 상대적으로 사람이 적게 서 있는걸 보고 그쪽으로 입장했다. 그랬더니 짐 보관소를 찾을 수 없어서 꼼짝없이 무거운 짐을 바리바리 들고 구경 다니게 되어 러시아 미술관의 짐 보관서비스에 박수를 치게 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러시아에서 꽤 많은 박물관, 미술관을 갔는데 유일하게 처음으로 만난 한국어 가이드 서비스가 있어 신이 나서 신청 하고 다녔다. 우리나라 김성주 아나운서, 손숙 연극인 등 연예인들의 재능기부로 이루어진 가이드의 목소리에 오랜만에 듣는 익숙한 목소리가 너무도 반가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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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명이나 이 로비 홀에 들어갈지, 왕 알현실에 들어갈지 궁금해지던 규모의 예르미타주




예르미타주 박물관은 예카테리나 대제가 예술품을 모으는 취미가 있어 이렇게 큰 박물관이 생겼다고 하는데, 모스크바의 트레티야코프 미술관도 그렇고, 러시아의 돈 좀 꽤나 있다는 사람들은 그림을 모으는게 권력이었는갑다 싶었다. 당연한거겠지만.

미술관에 가면 귀족들의 초상화가 꽤 많은데 그 이유는 당시에 사진이 없으니 초상화를 그려 본인의 모습을 뽐내었는데, 이 초상화도 뚝딱! 나오는 것이 아닌데다가 의뢰를 하여 그리면 돈이 한두푼 깨지는 것이 아니었기에 초상화를 남길 정도의 부와 예술적 소양을 갖췄다는게 자랑거리였다고 한다.


KakaoTalk_20200316_192417630_05.jpg 넘치던 야망 만큼 돈도 많긴 하셨겠죠


한참 미술관을 돌아다니며 구경하는데 갑자기 창 밖에서 꾸르르릉콰광! 하는 소리가 났다.

이게 무슨소리야 하고 내다본 바깥은


KakaoTalk_20200316_192417630_08.jpg 우리 아까 날씨 좋았잖아...


갑자기 비가 내렸다.

분명히 예르미타주 박물관에 들어올 때엔 맑았는데 왜 갑자기 비가 오는거죠...그래도 이 미술관에 최소 반나절은 있을 예정이니, 분명 다시 해가 뜨겠지 하는 안일한 마음으로 내부를 누비었다.


KakaoTalk_20200316_192417630_11.jpg 내가 여길 맨날 지나다니는 왕족이었다 생각하니 괜히 어디서 드레스가 입혀진 기분이 들더라


예르미타주 구관 건물에서는 예술 작품들도 보긴 했지만, 아무래도 장소가 장소인지라 그림보다는 왕궁 구경이 더 우선이었다. 외국인들도 우리나라 경복궁에 오면 이런 기분이려나. 내가 어릴 적 부터 보고 자랐던 궁전이 아닌 새로운 양식의 공간을 보는건 퍽 새로웠다. 내가 오가는 복도에서 실제로 왕족이, 사람들이 돌아다니면서 일상을 보내고 그들의 삶을 보냈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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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사람없는 복도 찍기가 엄청 어려울 만큼 사람이 많더라


중간중간에 볼가강도 보이는 뷰의 예르미타주 궁전. 이 궁전에 와 보니 왜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왕족들이 많이 와있었는지도 알겠고....물 보며 사는걸 좋아하는 사람으로써.


KakaoTalk_20200316_192417630_10.jpg 철썩이는 볼가강의 파도


여기저기 구경하다보니 어느새 해가 나기 시작하더라.

무슨 소나기가 그렇게 갑작스럽게 전투적으로 오는건지.....비가 온 뒤에 날씨가 또 맑았는지 힐끔 내다본 바깥에 땅바닥에 물도 잘 안고여있었다.

덥고 습하고 비오고, 여기가 무슨 동남아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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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전투적으로 내리더니 갑자기 그치고 비춘 해


예르미타주 박물관을 한참 구경하다보니 어느새 지치기 시작했다. 이 미술관에 소장하고 있는 예술품을 한 작품당 1분씩만 봐도 한달이 걸린다고 하니, 처음부터 모든걸 다 볼 수 없으리라는 생각에 느낌이 오지않는 사진앞은 휙휙 지나가고, 내가 잘 이해 못할 성서 그림도 휙휙 지나가도 그림이 많아도 너무 많았다!


KakaoTalk_20200316_192417630_13.jpg 왜 곳곳에 의자가 있는지 너무 잘 알 것 같은 소장품의 양


모스크바 푸쉬킨 박물관을 시작으로 트레티야코프미술관, 러시아박물관, 그리고 예르미타주까지. 이번년도 안에는 더이상 미술관 안가도 되겠다 싶을 만큼 에술 감성은 꽉-채운 것 같았다.


KakaoTalk_20200316_192417630_17.jpg 힘드시죠? 저도 힘들어요



소위말해 미술관에 발리다 (?) 시피 하여 지친 발걸음으로 돌아다니고 있는데 퇴관 시간을 알리는 방송이 나왔다.

분명히 이 미술관에 들어온게 열한시 반~ 열두시 사이였는걸로 기억하는데 뭘 했다고 어느새 다섯시가 훌쩍 넘었는지. 그리고 배는 왜이렇게 고픈지. 이게 바로 박물관의 소장품 양에 따라 발렸다고 하는게 딱 적합한 표현인 것 같았다. 입벌려! 감성 들어간다! 예술감성 채워진다! 라고 예카테리나 대제가 귀에 소리치는 것 같았다.


지쳐서 드는 되도 않는 상상에 혼자 비식비식 웃으며 퇴관시간엔 또 중국인을 비롯한 관광객이 몰릴터이니 사람을 피해 밖으로 나왔더니....길 잃을뻔했다.


KakaoTalk_20200316_192417630_19.jpg 아까 들어간 건물이랑 전혀 다른 건물로 나왔다


어제 러시아 미술관과 마찬가지로 또 동선이 엉망진창이었던건지 내가 들어간 건물과 전혀 다른 엉뚱한 곳에 있는 건물로 나왔다. 이젠 놀랍지도 않은 러시아 미술관 동선.

아침에 애플파이 먹은 것 외에는 먹은게 없어 근처에 있는 아무 음식점이나 급하게 검색해서 들어간

“Dachniki”


메뉴판에 펠메니가 보이길래 펠메니와 러시아애들이 많이 마신다던 음료랑 시켜서 호로록 먹었다. 여러가지 러시아 전통 음식을 팔고 있으므로, 무난무난 한 음식을 원할때는 추천할 수 있겠다. 예르미타주 박물관 근처에 있으니, 박물관에서 잔뜩 기 빨리고 온 사람에게는 안성맞춤이지 않을까.


KakaoTalk_20200316_192417630_20.jpg 러시아 만두 펠메니


음식을 먹기 전엔 은근히 짜증이 나 있었는데 밥을 먹고 나니 짜증이 가랑앉았다. 이래서 러시아 사람들이 단걸 많이 먹고 음식을 많이 먹는건가 싶어졌다. 이제까지 딱히 배 고파서 짜증내는 편은 아니라 생각했는데 남자친구의 증언과 이날 포만감으로 느낀 결과 나는 상당히 배 고프면 못참는 편이라는걸 느꼈다.

배를 두드리며 식당에서 나와 넵스키대로를 걸어가다 발견한 알룐까 (러시아에서 많이들 사오는 초콜릿) 매장을 발견하고 주변에 돌릴 생각으로 인기 많아보이는 맛 위주로 집어들고 나왔는데도 아직 해가 밝길래 조금 더 돌아다니다 쪠레목을 발견하고는 누군가 나를 이끈 양 쪠레목으로 들어갔다.

모스크바에서 시도 했는데 실패했던, 인종차별의 찐-한 기억만 남긴 블린을 시도해볼까 하는 생각이 스쳐지나갔다. 방금 펠메니 한그릇을 뚝딱 먹었던건 까먹고.



이렇게 직접 만드는걸 보여주니 훨씬 믿음이 가고 당장 먹고싶게 만든다!

드디어 러시아 음식, 러시아 간식 하면 많이들 언급되는 블린을 만나니 기대가 되었고, 실제 먹어본 맛은.....크레이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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얇고 넓은 크레이프 안에 다양한 소스를 함께 넣고 요리조리 접어서 만들어낸 음식이구나! 왠지 다음에도 한번 더 먹을 수 있을것 같긴 했다.

어마무시하게 단 블린을 먹으며, 아까 알룐까에서 본 어떤 손님이 정말 봉지 가득하게 알룐까를 사갔다. 관광객도 아닌 이 나라 주민(?) 으로 보이는 사람이. 평소 나는 단걸 먹으면 피부 트러블이 자기주장을 매우 강하게 하기에 즐기는 편은 아니지만, 이렇게 단걸 즐기는 사람들은 신기했다. 그런데 사람들은 왜 늘 얼굴이 달지 않을까. 추운 겨울을 버티기 위해 굳은 얼굴인지, 아니면 저 얼굴 표정이라도 유지하기 위해서는 달달함이 필요한걸까. 지나가는 러시아 사람들을 보며 드는 짧은 생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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쪠레목을 나와서 숙소를 향해 걸어가다 카잔성당 앞을 지나가게 되자, 오늘의 마무리는 카잔 성당에서 하는게 좋겠다 싶어 카잔 성당으로 곧장 들어갔다. 상트페테르부르크 카잔성당은 무료입장인 대신에 내부에서 사진 촬영이 금지 되어있어, 외부 사진 밖에 못찍었지만, 역대급 홀리 감성은 최고였다고 본다.


모스크바에서 갔던 구세주 성당에서도 홀리 감성은 장난아니다 싶었다. 모스크바의 내리쬐는 덥다 못해 따가울 정도의 햇빛이 돔에 있는 창문을 투과하니 따사로운 햇볕으로 변해 신도들의 어깨 마다 내려앉는걸 보고 신의 은총을 받는 모습 같다 느껴 홀리감성 장난아니다 생각했는데, 카잔 성당이 규모가 더 커서 그런지, 진짜 신의 요람안에 들어온 느낌이 들었다. 비록 나는 기독교도, 천주교도 아니지만.


음, 좀 더 비교하자면 모스크바 구세주 성당에서 미사 드릴 때 성가대 노래를 스피커에서 튼다면 카잔 성당에서는 직접 성가대가 노래를 불러주고 그 성가대 노래를 반주삼아 미사가 진행된다고나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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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종교적 체험을 할 때면 머리부터 발끝까지 소름이 오소소 돋으면서 내 인격이 다른 인격과 겹쳐지는 어색한 느낌이 든다. 나만 그럴 수도 있지만, 왠지 까불거리고 관찰자로써 여행하는 상황을 즐기던 내가 이 공간에 있는 사람들과 같은 시각을 가지고 상황을 공감하는 느낌이 드는 것 같다.

카잔성당,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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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새 아홉시가 훌쩍 넘은 시간이라 숙소로 돌아가기 위해 상트페테르부르크 일대를 골목골목 헤집으며 숙소를 향해 가고 있다가 숙소 보다 한 골목 가량 떨어진 곳에 있던, 내가 지나가다 계속 이름이 눈에 박혔던 가게에서 술 마시는 사람들이 보였다. “Obshchestvo Chistykh Tarelok” 라는 이름으로, 왠지 이 음식점에서 나오는 음식은 전부 엄청 존맛일것 같은, 그렇지 않더라도 분위기 때문에라도 모든 접시를 비울 수 있을 것 같은 느낌.


그래서 무작정 들어가봤습니다. 외국에서 혼자 술 마시는 멋진 여행자! 라는 내 나름의 버킷리스트를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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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간 인스타 감성의 술집 안에는 다양한 연령대가 앉아 저녁을 즐기고 있어 놀라웠다. 간단한 맥주 한잔과 안주거리를 시킨 후 다이어리를 꺼내 오늘 미술관에서 느낀 점을 끄적거리며 주변을 둘러보았다.



이시간에 빈 테이블이 몇개 없고, 여기저기서 과제 하는걸로 보이는 학생들도 보이는 것으로 보아, 이 동네 사람들이 단골로 많이 삼은 집인 것 같았다. 내 옆에 테이블에도 엄마와 딸, 그리고 그네들이 키우는 반려댕댕이까지 함께 하는 일행이 앉아 함께 하는 저녁을 즐기고 있었으니. 그 테이블을 힐끔 거리다 생각났다. 나는 엄마랑 이렇게 근사한 곳에서 음식을 먹어본 적이 없다는게. 물론 엄마 취향이 “맛집”이라서 그런거긴 하지만, 한국에 돌아가면 나도 엄마와 분위기 좋은 곳에서 함께 저녁을 해 봐야겠다 하는 생각이 들만큼, 그네들의 저녁은 즐거워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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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에서 기를 빨리고 (?) 넓은 미술관에서, 짐을 일일히 들고다니며 피곤했던 탓인지 펠메니와 블린, 그리고 술 까지 마시니 마구마구 나른해져서 숙소까지 흐물흐물해진 다리로 걸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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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새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3일째 해가 저물었다. 백야다 보니 시간에 비해 훨씬 늦게 해가 지긴 했지만.

나는 주변의 의견을 따라 상트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빼두었다. 하지만 시간이 언제 이렇게 갔지? 싶을 만큼 시간이 빨리간다. 45일이나 떠난 나의 여행이 어느새 절반을 훌쩍 넘어간다. 도대체 뭘 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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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짝 알딸딸해진 나를 보고 호스텔 직원이 한잔 했냐며 물었다. 활짝 웃으며 응! 이라고 답한 후 샤워하고 나오니, 오늘도 뭔가 모임이 있었는지 여기저기서 사람들이 모여앉아 떠들고 있었다. 이렇게들 모여앉아 있으면 당연히 인기자리인 테라스엔 아무도 없겠지 싶어 슬그머니 나가봤는데, 왠일로 아무도 없었다.

만족스러운 저녁과 혼술, 그리고 적당히 알딸딸한 상태에서 아무도 없는 습하며 살짝 후덥지근함을 머금은 6월의 바람이 부는 상트페테르부르크의 밤. 너무 화려하다 생각했었던 상트지만, 너무 화려해서 바라만 보고 있어도 풍만해지는 감성의 상트페테르부르크의 로맨틱한 밤이 흘러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