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에서 글을 쓰고 있는 중에 단란한 가족이 제 옆자리에 앉았습니다.(시어머님, 부모님, 아들 두 명)
아들들은 첫째는 성인인 듯하였고, 둘째는 고등학생 같았습니다. 글 쓰기에 집중하느라 자세히 듣지는 못했지만, 옆에서 들려오는 대화 중 제 글쓰기를 중단시킬 만큼의 큰 깨달음이 있는 이야기가 들려왔습니다.
아버지: "아빠, 조만간 퇴직할 거야."
(어머니는 이미 알고 계신 듯한 분위기였습니다.)
둘째 아들: "네? 갑자기 왜요?"
아버지: "다른 일을 해보려고."
둘째 아들: "아... 그러시구나..."
(사춘기라 그런지 별다른 감흥은 없어 보였습니다.)
아버지: "사업을 해보려고 해. 꼭 해보고 싶은 일이 있거든. 도전하는 거야. 그래서 이제는 집에서 사용하는 돈을 확 줄여야 해!"
가족: (조용해짐)
아버지: "나이가 더 들기 전에 해보고 싶었거든. 멋지지 않니?"
둘째 아들: "무슨 사업인데요?"
사업은 신재생 에너지와 관련된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이 대화를 들으며, 한참을 멍하니 아무 생각 없이 있었습니다. 아버지는 가족들에게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하기까지 얼마나 많은 고민과 걱정을 하셨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한, 아내를 설득하는 과정도 만만치 않았으리라 짐작됩니다. 그 마음들을 헤아리다 보니 벅차오르면서도 먹먹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동시에 "멋진 어른이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국어사전에서 '상속'이라는 단어를 찾아보면 두 가지의 뜻이 있습니다.
1. 뒤를 이음
2. 일정한 친족 관계가 있는 사람 사이에서, 한 사람이 사망한 후 다른 사람에게 재산에 관한 권리와 의무의 일체를 이어 주거나, 다른 사람이 사망한 사람으로부터 그 권리와 의무를 이어받는 일.
하지만 저는 이 가족의 대화를 들으면서, 상속이란 단순히 돈이나 재산을 물려주는 것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부모, 어른, 그리고 이 세상을 먼저 살아본 사람들이 젊은 세대에게 올바르게 살아가는 방법을 전해주는 것, 그것이 바로 상속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아버지는 아들에게 퇴직을 하면서도 계속 도전하는 정신과 건재함을 상속하셨습니다. 집안 살림과 금전적인 부분에 대해 이야기하며, 가장으로서의 책임감 또한 상속해 주셨습니다.
대화가 어느 정도 마무리될 즈음에는 아버지께서 위트를 더해 이야기를 마무리하셨습니다:
"너희 어머니는 사업체에 오면 경리를 하기로 했다!"
가족의 웃음소리로 대화는 끝맺음되었습니다.
이 가정은 분명히 앞으로도 성공적인 가정으로 남을 것입니다. 그 자식들 또한 경제적으로나 인성적으로 훌륭한 성인이 되어 자신들의 자식들에게 멋진 상속 재료를 물려줄 것입니다.
[아들아, 돈 공부해야 한다] 책의 내용처럼, 아버지는 가정의 성장 재료를 자식들에게 상속하고 계시는지도 모릅니다.
저는 아직 제 자식들에게 상속할 만한 무언가를 만들어 놓지 못했습니다. 그것을 위해 매일같이 최선을 다하며 치열하게 살아가고 있을 뿐입니다.
여러분은 우리의 자식들에게 어떤 것들을 상속하고 싶으신가요?
저는 오늘도 달립니다. Right no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