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감당할 수 없었던 돈의 쓴 맛

by 기선제압

저의 첫 투자는 아파트 투자였습니다. 아무런 기초지식과 공부 없이 했던 아파트 투자는 성공적이었습니다.

약 2년간 월세 90만 원씩을 받으며 이자도 내고, 내 자산이 아주 잠깐 자라나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저에게도 시련이라는 것이 왔습니다. 아무런 기초지식 없이 샀던 부동산의 시련이 아니었습니다.


저에게 온 시련은 다단계였습니다. 물론 제가 한 것은 아니지만, 당시에 만났던 사람에게 투자라는 명목하에 투기를 했었습니다.이제 와서야 투자와 투기를 구분할 수 있는 눈이 생기니, 당시의 다단계 사업은 투기에 가까운 투자였다고 느낍니다.


물론 다단계에도 좋은 상품을 가지고 있는 기업과 정말 열심히 방문판매업을 하고 계신 분들도 많습니다.

절대로 다단계 회사와 그 일을 하고 계신 분들을 폄하하려는 것이 아님을 이해해 주세요. 2014년, 그 친구는 다단계에서 높은 직위에 있는 분들의 강의를 매일 들으러 다녔습니다. 그리고 그분들로부터 누구나 부자가 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으며 점점 빠져들었습니다.

다운로드 (8).jpg

그렇게 강의를 듣고 다니던 친구는 어느 날 다단계 센터를 차리겠다고 제게 얘기했습니다. "부자가 되는 길은 돈을 모으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돈을 다루는 지혜에 있다." 라는 말이 있습니다. 당시에는 돈의 무서움을 몰랐고, 돈을 다루는 지혜를 알지 못했습니다.


당장 돈이 없었던 저는 차를 팔았습니다. 1,700만 원에 중고로 산 차를 1,000만 원에 팔고, 살림살이와 다단계 사업에 투기했습니다. 하지만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였습니다. 월급을 아무리 넣어도 돈은 눈 녹듯 사라졌습니다.


결국 2년간 유지했던 아파트를 매입금액의 2천만 원만 더 받고 팔았습니다. 지금 그 아파트는 4~5억이 된다고 하네요. "기회는 준비된 자의 것이다."라는 말을 깨달으며, 당시 제가 준비되지 않았던 선택의 결과를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그 후 대출, 지인들의 돈, 보증 부탁까지 저는 바닥을 지나 지하 끝까지 내려갔습니다. 결국 사람과 돈을 잃고1억 6천만원 이라는 빚만 남게되었습니다. 30살 초반에 감당하기에는 버거운 빚이었습니다. 지금 돌아보니, 저는 젊은 나이에 돈의 쓴맛을 제대로 보았습니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 라는 말을 되새기며,


잘못했던 순간을 반성하며 멀어진 관계를 회복해 나가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저의 성공 이유는 단순히 경제적 부를 이루는 것이 아닌, 제 자신과 과거의 어리석음을 극복하고, 지인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하고 관계를 다시 잇기 위함입니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밑빠진 독은 무지함에서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