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왕자는 철새들과 함께 데몬 섬에 밤늦게 도착했다. 이 섬에 도착했을 때 사람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 두리번거리다가 어린 왕자는 달빛에 반짝이는 모래를 가로질러 갔다.
"날씨도 적당하고 좋은 밤이네!" 어린 왕자는 혼자서 중얼거렸다.
"안녕, 친구!" 어디에선가 소리가 들렸다. 아무리 둘러봐도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누구세요?" 조심스럽게 어린 왕자는 기어가는 소리로 말했다.
"나야 나! 아래를 내려다봐." 아래를 보니 뱀이 있었다.
"여기가 데몬 섬 맞니? 나는 데몬 섬을 찾아왔어. 그런데 여기가 데몬 섬인지 잘 모르겠어."
"데몬 섬? 나는 섬을 어떻게 부르는지 몰라. 하지만 여기가 섬은 맞아!"
"여기에는 사람이 살지 않니?" 궁금해서 물어보았다.
"여기는 사막이야. 사막엔 사람이 살지 않지. 이 사막은 매우 크단다." 뱀은 자신 있게 말했다.
어린 왕자는 모래 위에 앉아 하늘을 쳐다보았다. 하늘에는 어린 왕자가 사는 섬에서처럼 별들이 많이 보였다. 특이한 것은 자기 섬에서 보던 별들이 모두 그곳에서도 보였다는 것이다.
"별들이 참 예뻐! 내가 사는 섬에서 보는 별들과 똑같아!" 어린 왕자는 상념에 젖어 말했다.
"아름답지! 별들은 볼 때마다 감탄스러워." 뱀이 말했다. "그런데 넌 왜 이 섬에 왔니?"
"앵무새를 잘 돌보지 못해서." 어린 왕자가 말했다.
"아! 그렇구나." 뱀은 작게 중얼거렸다.
한참을 서로 하늘만 쳐다보며 말없이 있었다.
"이 사막에는 사람들이 전혀 살지 않니? 그러면 좀 외롭겠다."
"사람이 있다고 꼭 외롭지 않은 것은 아니야."
"여러 사람이 있으면 덜 외로울 것 같은데?" 어린 왕자가 궁금해서 물어보았다.
"마음이 통해야지, 그렇지 않으면 아무리 많아도 외로운 거지."
"아!" 어린 왕자는 이해한 것처럼 웃었다.
어린 왕자는 여기에서 뱀을 처음 보았다. 뱀은 가느다란 막대기처럼 생겼고, 심지어 발도 없었다. 그것을 눈치챈 뱀이 말했다.
"나는 발이 없어도 사막에서는 그 어느 동물보다 빠르단다. 그리고 힘도 세지."
"응, 그렇구나." 지나가는 말로 어린 왕자가 말했다.
뱀은 자신의 능력을 자랑하고 싶었다.
"나는 특별한 능력을 갖추고 있지. 나를 괴롭히면 그를 그가 온 곳으로 돌려보낼 수 있어." 그는 이어 말했다. "하지만 너는 착한 아이니, 그리고 멀리서 왔으니깐 그렇게 하지 않을 거야."
어린 왕자는 뱀이 하는 말을 이해하지 못했다. 그냥 말없이 하늘만 바라보았다.
"나는 나쁜 사람만 보내는 건 아니야. 네가 만약 떠나온 섬이 그리워지면 내가 언젠가는 도와줄 수 있을 거야. 나는 그런 능력이 있거든."
"응, 알았어. 내가 필요하면 부탁할게."
그리고 그들은 다시 오랫동안 침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