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와 두려움의 교차로에서

by 은파


인간은 자유롭도록 선고받은 존재이다.

불안한 악몽들이 잦아지면서 나는 자주 창밖의 풍경을 응시하게 되었다. 아침 햇살이 서서히 도시를 감싸안으면, 사람들은 저마다의 일상을 향해 바쁘게 움직인다. 하지만 나는 점점 더 모호하고 불분명한 감정의 늪에 빠져들고 있었다. 이런 일상적인 삶이 나를 조금씩, 그러나 확실하게 억눌러오고 있으며, 나의 자유를 서서히 빼앗아 가고 있다는 것을 깊이 느끼고 있었기 때문이다. 실존주의 철학자 사르트르가 강조했던 "실존이 본질에 앞선다"라는 통찰은, 바쁜 삶을 살아가면서 점점 더 절대적 진리로 다가온다. 과연 나는 참된 나 자신으로서 살아가고 있는 것일까? 아니면 그저 사회가 만들어놓은 견고한 틀 안에서 하루하루를 무의미하게 연명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그날도 여느 때와 다름없이 회사로 출근하면서, 늘 그랬듯 묵직한 서류 가방을 한 손에 든 채로 출근길 버스에 지친 몸을 실었다. 반복되는 일상에서 창밖의 도시 풍경이 어느 때보다 빠르게 스쳐 지나가고, 그 속도에 맞춰 내 마음도 점점 더 복잡하게 얽혀만 간다. 한편으로는 안정되고 예측이 가능한 일상이 주는 미묘한 안도감이 존재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그러한 안정성이라는 감옥 안에 갇혀 버린 내 모습을 발견할 때마다 깊은 실존적 불안감이 파도처럼 밀려온다.

사무실 책상 서랍 깊숙한 곳에는 이미 여러 번 작성하고 고쳐 쓴 사표가 조용히 누워 있다. 수없이 많은 밤을 지새우며 그것을 작성하고, 찢어버리고, 또다시 새롭게 작성하기를 반복했다. 그저 평범해 보이는 그 한 장의 종이에 내 불확실한 미래가 모두 달려 있다고 생각하니, 마음은 더욱 어지러워진다. 과연 내가 이토록 중대한 결정을 스스로 내릴 수 있을까? 이 결정을 통해 진정한 자유를 찾을 수 있을까? 아니면 더 큰 두려움과 불안의 늪에 깊이 사로잡히게 될까?

사르트르는 인간이 자유로운 존재인 한, 자신이 선택한 모든 일에 대해 온전히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무거운 철학적 통찰이 끊임없이 머릿속을 맴돌며 나를 괴롭힌다. 만약 내가 이 안정된 회사를 과감히 떠난다면, 그 선택의 책임은 전적으로 나 자신에게 달려 있다. 새로운 길을 선택함으로써 마주하게 될 결과들, 그 예측할 수 없는 모든 것들을 과연 내가 온전히 감당할 준비가 되어있는 것일까?

더 이상 결정을 피하거나 미룰 수 없는 결정적인 순간이 마침내 다가왔다. 나는 깊고 무거운 숨을 천천히 들이쉬며, 마침내 최종적인 결단을 내리기로 했다. 내면 깊은 곳에서 끊임없이 올라오는 두려움과 불안을 필사적으로 잠재우며, 나는 떨리는 손으로 사표를 꼭 쥐고 상사의 사무실을 향해 무거운 발걸음을 내디뎠다. 조심스럽게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마치 심장이 격렬하게 뛰는 소리처럼 크고 선명하게 들려온다. 천천히 문이 열리고, 상사의 의문 어린 눈빛 속에서 나는 마지막 결심을 굳게 다진다.

"과장님, 죄송하지만······, 사표를 제출하려고 합니다."

이 짧은 한마디가 입 밖으로 떨어지기까지 얼마나 많은 내적 갈등과 깊은 고민이 있었는지 아무도 모를 것이다. 과장은 순간 놀란 듯 커다란 눈으로 나를 바라보더니, 이내 모든 것을 이해한다는 듯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동안 수고 많았어요. 앞으로 선택한 새로운 길에서 모든 일이 잘 풀리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그 따뜻한 위로의 말에 그동안 참았던 눈물이 왈칵 쏟아질 것만 같았다. 이 회사에서 보낸 수많은 시간이 빠르게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다. 동료들과 함께 웃으며 보냈던 순간들도, 밤늦게까지 고민하던 순간들도 모두 내 기억 속에서 특별하게 빛나고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새로운 도전과 가능성을 향해 과감히 나아가야 할 때가 왔다.

회사 건물을 나서는 순간, 나는 깊게 숨을 크게 들이마셨다. 오랫동안 익숙했던 이곳을 떠나면서 느끼는 묘한 해방감과 동시에 거세게 밀려오는 두려움의 감정이 마음속에서 격렬하게 교차했다. 과연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무엇일까? 앞으로 찾아갈 새로운 직장에서 내가 진정으로 찾고자 하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 이 본질적인 질문들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나는 두려움 속에서도 끊임없이 앞으로 나아가야만 한다.

저녁 무렵,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서 그동안 바쁜 일상에서 놓치고 있었던 소중한 것들을 천천히 되새겨본다. 가족들과 함께 나누었던 소소한 일상의 시간, 친구들과 함께했던 특별한 추억들, 그리고 무엇보다 나 자신과의 진정성 있는 대화. 이제부터는 이 소중한 가치들을 다시금 되찾으며 살아가고 싶다. 앞으로 새로운 직장에서 기다리고 있을 무수한 도전들과 함께, 진정한 나 자신을 찾아가는 의미 있는 여정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고자 한다.

회사를 떠난 후 처음으로 맞이하는 이른 아침, 한결 가벼워진 마음으로 창문을 활짝 열었다. 새로운 하루의 시작이 나를 따스하게 맞이하고 있었다. 향긋한 커피 한 잔을 정성스럽게 내리며 내면 깊은 곳에서 솟아오르는 설레는 감정을 강하게 느꼈다. 마치 온 세상이 새롭게 다시 태어나는 것만 같은 특별한 순간이었다. 이제부터는 나 자신과의 대화를 통해 진정으로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찾아가는 소중한 시간이 될 것이다.

내가 새롭게 선택한 직장은 이전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와 환경을 가진 곳이었다. 자유롭고 창의적인 분위기 속에서 나만의 독특한 능력과 창의력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는 열린 공간이었다. 설렘과 긴장이 뒤섞인 첫 출근 날, 가벼운 떨림을 안고 사무실 문을 조심스럽게 열었다. 새로운 동료들이 따뜻한 미소와 진심 어린 환영의 눈으로 반갑게 맞아주었고, 나는 그들 속에서 그동안 갈망해 왔던 진정한 자유를 느낄 수 있었다.

시간이 차곡차곡 쌓여가면서 나는 점점 더 자신감을 찾아갈 수 있었다. 도전적이고 흥미로운 새 프로젝트들을 맡게 되면서 잠재된 능력을 마음껏 발휘할 소중한 기회들이 늘어갔다. 그리고 그 성장의 과정에서 내 안에 깊숙이 숨겨져 있던 뜨거운 열정과 무한한 가능성을 하나둘 발견하게 되었다. 여전히 미래에 대한 두려움은 존재했지만, 이제는 더 멀리 나아갈 수 있는 단단한 용기가 자리 잡게 되었다.

매일 저녁 퇴근 후, 가까운 공원을 찾아 홀로 천천히 산책하는 시간을 가졌다. 붉게 물들어가는 저녁노을이 지는 황혼의 하늘 아래에서 하루를 돌아보며 감사함을 느꼈다. 그동안의 내 선택이 옳았음을, 그리고 그 선택들이 나를 더욱 성장시켰음을 차츰 깨달았다. 사르트르가 강조했던 것처럼, 인간은 본질적으로 자유로운 존재이며, 그 무한한 자유 속에서 나만의 고유한 실존을 찾아가게 되는 것 같다.

나는 이제 그러한 실존적 자유를 찾아가는 특별한 길 위에 단단히 서 있다. 때로는 두렵고 힘든 순간들이 찾아오겠지만, 그 모든 것들을 담대하게 감내하며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진정한 힘이 내 안에서 자라났다.

이제는 더 이상 과거에 안주하던 삶에 얽매이지 않는다. 매일매일 새롭게 다가오는 도전들 속에서 무한한 가능성을 끊임없이 시험하며, 진정한 자유를 향한 여정을 꾸준히 이어 나갈 것이다. 이 의미 있는 여정 속에서 더 많은 깨달음을 얻고, 더 큰 성취를 이루며 살아갈 것이다. 그리고 이런 소중한 순간들이 하나둘 모여 결국에는 나만의 진정한 실존을 완성해 나갈 것이라 굳게 믿는다.

인생은 끊임없는 선택의 연속이며, 그 수많은 선택의 갈림길 속에서 우리는 항상 자유와 두려움을 동시에 마주하게 된다. 나는 이 모든 것을 온전히 받아들이며, 꿋꿋이 앞으로 나아갈 것이다. 선택한 이 새로운 길이 나를 어떤 미지의 장소로 이끌어 갈지는 아직은 알 수 없지만, 이것이야말로 실존주의가 말하는 진정한 자아실현의 여정일 것이라는 믿음은 확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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