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키치니 Apr 15. 2024

글쓰기 준비운동

 2주 동안 놀았다. 대단한 일이라고 글쓰기도 쉬었다. 방학한 아이들이 24시간 붙어있으니 집중이 안되었다가 핑계이다.


 브런치에 글을 쓰기로 마음 먹었을 때는 매일매일 글감이 퐁퐁 샘솟아오를 줄 알았다. 일주일에 두 편도 적다고 생각할 만큼 자신있어서 시작한 게 글쓰기였다. 언제부턴가 산책하며 글감에 대해 생각해보는 습관이 생겼다. 그런 습관은 나쁠 것 없다. 문제가 하나 있다면 그게 쥐어짜내는 수준이 되었다는 것. 단조로운 생활이 문제인거니 백지가 된 머릿속이 문제인거니. 얕은 바닥은 밑천이 금방 드러난다. 더욱이 누군가 내 글을 본다는 걸 의식하고 자기 검열의 시간에 들어가며 글감은 더욱 말라가고 있다. 큰일이다. 머릿속이 가뭄이다.


 꾸준히 글을 올린다는 게 엄청난 노력의 산물이었구나. 브런치에 글을 올리시는 분들은 보통 분들이 아니었구나. 안 그래도 겸손한 편인데 글쓰기 앞에서 더 겸손해진다. 지금 비로소 두려운 것은 내가 글쓰기를 멈출까봐이다. 애초에 이런 정신노동을 자처한 이유가 뭐였는지 다시 짚어보자. 이제 겨우 몇 발걸음 떼었는데 하다마는 사람이 되기는 싫다. 일단 끝은 봐야지. 겨우 2주 쉬었다고 조바심 나는 건 내가 '쪼랩'이라 어쩔 수 없다. 몹시 불편한 마음으로 놀고 있는 시간이 열흘 넘으니 브런치에서 알림이 온다. 


 '글쓰기는 운동과 같아서 매일 한 문장이라도 쓰는 근육을 기르는 게 중요하답니다. 오늘 떠오른 문장을 기록하고 한 편의 글로 완성해 보세요.'


 글 안쓰는 거 티났구나. 그래 그렇게라도 누가 응원(?)해주니 감사할 따름이다. 딸내미들에게도 일기쓰기 시켜놓고는 엄마가 모범을 보여야지. '엄마, 일기 없어.'는 아이들 단골 멘트 아니던가. 글쓰기가 운동과 같다면 글쓰기에도 몸풀기는 필요하다. 이것으로 준비운동 끝.


사진 출처: Pixabay. Vilius Kukanauskas

작가의 이전글 책을 좋아합니다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