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아침에 일어날 때마다 자꾸 심장이 떨린다. 잠이 달아나고 의식이 깨어나 아침을 인식하고 눈을 뜨는 순간부터 마치 진동벨을 달아놓은 것처럼 두근두근 두근두근. 내 몸에서 일어나는 일인데 스스로 제어가 안된다. 찾아보니 갑상선항진증이나 철분 부족으로 인한 빈혈 같은 의학적 문제일 수도 있겠다. 아직 검사를 받아야 할 정도로 걱정되는 단계는 아니어서 스스로 원인을 찾아보건대.
내가 너무 긴장하고 사는 것 같다.
예전에 떠올렸던 내 나이는 많은 것들이 편안하고 완성된 모습이었다. 그런데 세상에. 믿기지 않지만 그 나이가 되고 보니 여전히 고군분투 중이다. 모든 게 불안정했던 이십 대처럼 여전히 미래를 걱정하며 미래와 싸우고 있고, 사춘기 때나 했을 법한 누구는 싫고 누구는 좋다는 인간관계의 유치함을 실천하고 있으며, 경제적으로는 주머니에서 돈 한 푼 꺼내 쓰는 것이 그때와 다를 바가 없어 보인다.
누가 왜 어떤 이유로 근거도 없이 사십 대의 모습을 그렇게 아름답게 그려댔던가. 잠시 피해자인 척 생각에 잠겨보고 싶지만 이미 답을 알겠다. 첫째, 경험하지 못한 미래는 제대로 그릴 수 없다. 그때 사십 대의 고충을 알기나 했을까. 마찬가지로 지금 내가 생각하는 육십 대 칠십 대의 모습 또한 그럴 것이다. 둘째, 세상이 너무 빨리 변하고 바뀌니까 예전에는 그랬고 지금은 그렇지 않을 수도 있겠다. 그때는 우리가 백 살까지 살지 몰랐고 퇴직 이후의 삶을 지금처럼 걱정하지도 않았으며 회사는 가족과 같은 존재였다. 셋째, 원래 삶이란 그런 것이다. 아니 그렇기에 살아가는 것이다. 더 이상 열어갈 것이 없는 완성을 진짜 원하는지 생각해 보자.
마지막으로 미래지향적 인간인 나는 늘 성장에 목마르다. 마치 십 대 때 모범적으로 자랐고 공부를 열심히 했으며, 이십 대 때 좋은 대학을 나왔고 좋은 직장을 얻었으며, 삼십 대 때 좋은 배우자를 만났고 토끼 같은 아이들을 낳아 키웠으며, 사십 대에는 내 인생의 대부분이 (나빴으면 나빴지 더 이상 좋을 이벤트는 없는 것처럼) 별다르게 정해질 것 없는 삶이라는 것을 받아들이는 주변 사람들처럼 - 현실에 순응하고 싶지 않다. (하물며 이러한 좋은 설정이 우리 모두가 가진 평범함은 아니다.) 벌써 즐기는 인생이 되고 싶지도 않고, 아무것도 변할 게 없다고 섣불리 체념해버리고 싶지도 않다.
과거의 노력들이 현재의 나를 만들었다면, 지금 노력하지 않을 이유가 있을까. 지금의 노력들은 분명 미래의 내 삶을 더 풍요롭게 만들 것이다. 그러니 부디 편안해지지 말아라.
심장이 자꾸 떨린다.
사진 출처: Pixabay. Manfred Antranias Zimm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