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기분이 좀 가라앉아 있는 편이다. 마음을 돌덩이로 묶어 연못에 풍덩 던져 놓은 것처럼 보통 기분이 그렇다. 타고난 성향인지 아니면 어떤 환경의 흔적인지 모르겠지만, 어느 순간 그런 스스로를 자각하고 내 감정의 기본값이라는 것을 받아들이게 되었다. 그게 때때로 나의 즐겁고 행복했어야 할 시간들을 방해한 것은 아니었는지. 게다가 머릿속은 왜 이리 복잡한지 무엇 하나 단순하게 해결을 못한다. 마음도 무거운 주제에 생각은 많아서 나는 그 험난한 자아를 넘어 '나'라는 인간으로 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꼭 나 같은 노래만 듣고 나 같은 행동만 하고 나 같은 생각만 한다. 정말 쉬운 일이 아니다.
누가 '잘 지내?'라고 물으면 '응. 잘 지내.'라고 말할 수 있다. 분명 그렇다. 그런데 나의 내면은 정말 잘 지내는 걸까.
아이들 어려서 알고 지내던 지인과 오랜만에 연락을 했다. 인도네시아에 오고 2년 만이었다. 카톡 대화 만으로도 그분의 좋은 에너지가 밀려왔다. 나와 비슷한 이유로 먼저 2년을 미국에서 살았던 기억 때문인지 "사람들도 사귀고 여행도 다니기 바쁘겠어요."라고 말하며 진심으로 부럽다고 좋겠다는데, 그녀가 말하는 내 삶이 내 것이 아닌 것처럼 느껴졌다. 나는 휴직을 했고 이렇게 여유로운 시간을 내 마음대로 쓰고 있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좋다. 그렇게 갈망하는 자유 아닌가. 그런데 사실 나는 즐겁지 않다. 그런 마음이 부끄러워서 솔직하게 대답을 못하고 화제를 돌렸다.
누군가는 알차게 써먹었을 충분히 좋을 시간들을 나는 인내하고 있다. 완벽한 인생이 어디 있다고. 부족하면 부족한 대로 만족하면 만족한 대로 행복해서 기분이 하늘을 훨훨 날아다녔으면 좋겠다.
그래서 여전히 익숙한 곳으로 향하는 내 감정들을 돌봐야 한다. 그 안쓰러운 마음을 잘 관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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