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 전, 5개월에 접어든 블루의 중성화 수술을 위해 병원을 방문했습니다. 6시간 금식까지 완벽하게 했지만, 수술은 무산되었습니다. 고환이 만져지지 않는다는 겁니다.
수의사 선생님으로부터 3가지 가능성에 대해 들었습니다.
첫째, 고환이 아직 내려오지 않았을 가능성.
둘째, 잠복고환으로. 복강 내 있을 가능성.
셋째, 외부모습은 수컷처럼 보이나 실제 암컷의 내부생식기를 가지고 있을 가능성.
사람의 경우 생후 4개월까지 고환이 만져지지 않는다면 더 기다려도 내려오지 않을 확률이 높습니다. 고양이도 그렇다고 합니다.
사람의 복강내 고환은 수술로 제 위치에 내려주어야 합니다. 고환은 복강내에 있으면 온도가 올라가 불임을 유발할 수 있고, 드물게 악성 종양이 생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 고양이는 중성화를 목표로 하므로 상황이 반대이지만, 복강 내 있어도 발정기가 올 수는 있고 수컷 특유의 행동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합니다.
사람의 경우에도 성분화 이상이 있을 수 있는데, 외부생식기와 내부생식기가 일치하지 않는 경우입니다. 염색체 검사로 유전적 성을 확인한 뒤, 되도록 그 성별에 맞추어 의학적 치료를 합니다. 하지만 드문 경우입니다.
고양이도 드물다고 하네요.
앞으로 최대 두 달까지 기다려 보겠으나, 중성화를 목표로 한다면 어쩔 수 없이 배를 열어야 하겠지요. 고민이 됩니다. 블루, 넌 도대체 성적 정체성이 뭐니? 그것이 궁금하구나.
감자는 알고 있겠지? 너희는 둘 다 고양이니까.
어느 쪽이든 사랑하지만. 배를 열어야 한다면 안쓰럽긴 해.
블루야, 힘내고 잘 견뎌보자.♡
글을 쓰다보니 초음파를 볼 수 있는 고양이 전문병원에 가 보아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진료실에서 남아의 고환이 만져지지 않는 경우 비뇨기과에 보내서 초음파를 하면 이동고환이라는 얘기를 자주 듣습니다. 복강 내 고정되어 있지 않고 자세에 따라, 손으로 만지는 행위에 따라 왔다갔다 하는 경우입니다. 이동고환은 불임이나 종양 가능성이 별로 없어 수술하지 않고 지켜봅니다. 고양이라면 혹시 개복하지 않고 해결할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글쓰기는 생각을 정리할 수 있는 훌륭한 방법이군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