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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weet little kitty Oct 05. 2022

초등학묘 수업 2교시입니다.

오늘의 주요 과목은 체육이에요.

학교 가야 되는데.  가기 싫다.


사료와 상자로 유인합니다.


자.. 오늘은 체육수업을 하겠습니다. 블루, 점프!


잘했어요! 그런데 감자는 과체중이라 점프하다 부상이 우려됩니다.  숨은 먹이 찾기로 대체해요.



자.. 날이면 날마다 오는 게 아니에요. 잘 봐요. 여기 먹이 넣은 거 보이죠?

 

글쎄요. 저는 잘 모르겠는데요. 귀찮으니까 1번으로 할게요.
맞았어요. 감자 학생! 게으른 것 같아도 할 건 다 하는군요.


잠깐만요. 저도 잘할 수 있어요!
이거잖아요. 이거! 맞았죠?
저는 이빨이 아직 약해서 연어 대신 츄르로 주세요.


무슨 소리? 츄르는 내 거야!




초등학묘는 오늘도 기승전 먹는 것으로 끝납니다.

고양이들과 선생님 수고 많으셨습니다!


https://brunch.co.kr/@wonjue/399

'재미를 느끼지 못한다면 그건 과연 가치 있는 지식이나 배움일까'라는 페르세우스 작가님의 글을 읽고 깊이 공감합니다.

저는 수학을 어려워했던 큰 아이와 같이 공부를 하며 아이가 조금이나마 재미를 느끼는 것을 보고 뿌듯했습니다.

전에는 단원평가를 보면 모르는 문제가 3-5개였는데 어제는 1 문제만 헷갈렸다고 하네요. 그리고 최상위수학 문제집과 중학교 문제집을 사 달라고 했습니다. 놀라운 발전입니다.


먹이와 게임으로 유인해서 공부하는 고양이들을 보며 생각합니다. 처음엔 감각적 재미로 시작하겠지만, 결국 단기적 성과보다 스스로 해결해 나가는 과정에 비중을 두는 것이 진짜 공부의 재미를 느끼게 하지 않을까?


물론 부모로서 단기적 성과에 연연하지 않기는 힘듭니다. 그럴 땐 부모의 과거를 돌아보려 합니다. 열심히 했는데 결과가 좋지 않을 때에도 나를 믿어주는 부모님이 있다면 길고 지루한 시간을 잘 버텨낼 수 있지 않았을까? 시험 좀 못 봤어도 털고 일어나서 더 잘할 수 있지 않았을까?


느릿느릿 답답해도 아이의 공부는 조금씩 나아집니다. 부모의 시계가 아닌 아이의 시계에 발을 맞추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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