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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흥미진진한 독자 Jan 02. 2024

자린고비 남편과 사는 아내의 졸업식 꽃다발 만들기

수제 꽃다발 만들기

초콜렛 꽃다발을 만드는 방법이 소개되어 있습니다.


매년 12월 말이면 학교마다 졸업식 준비 하느라 분주했지만 봄방학이 사라지면서 이제는 1월에 졸업식을 하는 분위기가 되었다. 졸업식 하면 빠질 수 없는 물건이 축하 꽃다발이다. 졸업식 날 만큼은 학교 앞에 꽃을 팔기 위해 나온 상인들로 북적인다. 심지어 3일 전부터 교문 앞에 자리를 맡아 놓기까지 한다. 자리를 맡아놓는다는 게 의미가 있을지 모르겠지만 명당을 선점하기 위한 꽃집 사장님들의 눈치작전이 치열하다. 장사는 목이 중요하고 하루 반짝 파는 꽃다발도 자리 선점에 열을 올리는 분위기다.


꽃 값이 고공행진을 하는 시즌이 졸업식이 있는 겨울과 스승의 날, 어버이날이 있는 5월이다. 물가가 오르고 있는 만큼 꽃 값도 예전 가격이 아니다. 예전에 3만 원 전후 정도면 살 수 있었던 생화 꽃이 기본 4만 원 이상이다. 근처 꽃집에 물어보니 5만 원에 맞춰 예약주문을 받아준다는 곳도 있었다.


중학교를 졸업하는 우리 집 쌍둥이 아들을 위해 꽃다발 2개는 사야 하는 상황이다. 생일에 케이크는 두 개 사주지 않지만 꽃다발은 2개 사줘야 하지 않겠는가? 게다가 고등학교를 졸업하는 조카도 있어 이 정도 수요면 내가 만들어 볼까 싶은 마음이 생긴다.


자린고비 남편과 함께 사는 아내는 뭐든 직접 만들어 보려는 시도를 결혼 생활 내내 해왔다. 밖에서 맛있게 먹고 온 음식이 있다면 집에서 꼭 재현하게 된다. 그러면 남편은 침이 튀도록 칭찬을 한다. 더 맛있고 양도 많고 재료도 좋고 등등. 아내를 칭찬으로 가스라이팅하는 남편이다. 그렇다 보니 집에 붕어빵틀과 타코야키를 만들 수 있는 올록볼록한 팬도 있다. 밖에서 사 먹는 타코야키는 문어도 조금 들었는데 가격이 비싸 집에서 한동안 만들어 먹었다. 대식가 아들들이 눈치 안 보고 마음껏 먹을 수 있는 방법은 집에서 엄마가 만들어 줄 때였다. 이런 생활에 단련되어 있는 아내에게 수제 꽃다발 그까짓 거 충분히 만들 수 있겠다는 도전 정신이 팍팍 생긴다.


단, 실용적인 측면을 고려하여 꽃다발을 생화가 아닌 초콜릿으로 만들어 보겠다는 계획이다. 꽃은 눈으로 먹지만 초콜릿은 입으로 먹을 수 있으니 대식가 아들들이 더 좋아할 것 같았다. 아들 맞춤형 꽃다발이다. 친구들과 나누어 먹을 수도 있으니 졸업식 날 분위기가 더 좋아질 것이라는 기대도 해본다.



올해 꽃다발이 필요한 분이 계신다면 아래 설명을 따라 한 번 만들어 보시기를 추천해 드린다. 은근히 보람차고 뿌듯하다. 예술 공예가가 된 느낌이다.


꽃다발을 만들면서 터득한 팁도 함께 기록해 두었다.



진행 1단계 - 유튜브로 예습하기

유튜브를 통해 자신감 얻기가 첫 번째다. 마음만 먹으면 배울 수 있는 지식의 요람이 유튜브다. 내가 생각한 계획과 꼭 맞는 영상은 없었지만, 맘에 드는 영상 2~3개를 여러 번 보고 대충 만드는 방법을 마음속으로 익힌다.



진행 2단계 - 재료 구입하기

초콜릿은 미리 인터넷으로 주문해 두었다. 포장에 필요한 재료는 다이소에 가면 다 있다. 구매한 물품은 아래와 같다. 1만 원가량 들었다.


-조화 꽃

(tip : 마음에 드는 것으로 구매하되, 크기가 큰 꽃은 피한다. 꽃은 그저 거들뿐! 주인공은 초콜릿이다.)


-플로드지

(tip : 일방 포장지를 사면 안 된다. 플로드지라고 따로 있으니 잘 보고 구매할 것. 2가지 색과 투명 비닐도 구매했다.)


-화훼용 철사

-빵끈

-풍선 봉

(tip : 15개씩 들어있다. 작은 크기로 살 것!)

화훼용 철사와 플로드지 사진을 못 찍었다.



진행 3단계 - 재료 손질하기


-꽃 다듬기

조화 꽃을 다듬는다. 철사로 되어 있는 줄기 부분을 잘 나눈 후 잘라준다. 주방 가위로 자르면 날이 무뎌지므로 펜치를 사용해서 끊어 준다. 조화 꽃이 사진처럼 잎과 꽃이 분리되어 있다. 꽃다발을 만들었을 때 예쁘게 보이려면 잎을 위로 올려서 정리해 준다.

한 송이 천 원이다. 꽃이 다섯개씩 붙어 있다.

자른 조화 꽃 잎 정리하기

before         /         after


-초콜릿 포장하기

페레로로쉐와 킨더 초콜릿을 풍선 봉에 붙여 초콜릿 꽃을 만든다. 초콜릿 꽃다발을 만들겠다고 마음먹었을 때 가장 먼저 생각난 초콜릿은 페레로로쉐다. 색도 황금색인 데다가 동글동글해서 포장하기가 쉬워 보였다. 역시나 풍선 봉에 딱 맞게 들어간다.


비닐 속에 페레로로쉐를 넣고 풍선 봉을 함께 넣은 후 비닐을 빵끈으로 묶어주면 완성!


학년이 어리다면 계란 모양으로 되어있는 킨더 초콜릿을 추가해 준다면 금상첨화. 풍선 봉에 스카치테이프로 붙여주면 떨어지지 않고 잘 붙어있다. 번거롭게 글루건을 사용하지 않아도 된다.


모든 재료 준비가 끝났다.


진행 4단계 - 예쁘게 줄 세워 묶기

쉬워 보이지만 은근히 손이 아프다. 앞에서 보았을 때 예뻐 보이기 위해 키를 잘 맞춰야 한다. 어느 정도 줄을 세워 스카치테이프로 아랫부분을 감아준다. 철사가 있으면 철사로 묶어줘도 된다. 집에 가는 철사가 없어서 투명 테이프로 묶었다.


tip : 조화 꽃 중에 꽃대가 짧은 것도 있다. 그러면 꽃이 묶이지 않고 떨어질 수 있으므로 풍선 봉에 미리 테이프로 붙여두면 다발을 만들 때 편리하다.



진행 5단계 - 플로드지로 옷 입히기

플로드지를 꽃 크기에 맞춰 적당히 자른 후 종이를 살짝 어긋나게 접어둔다. 꽃을 가운데 놓고 각 잡아 묶어 준 후, 색이 다른 종이로 앞부분에 덧입혀 한 번 더 묶어 준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투명 비닐로 한 번 더 두른 후 예쁘게 리본으로 마무리해 주면 끝! 

꽃 크기에 맞게 자른후 살 짝 어긋나게 포장지를 접어둔다
1차 플로드지 묶기
앞 부분 플로드지 추가 후 투명 비닐로 전체 한 번 더 묶어주기

(말은 쉬운데, 손에 익숙한 동작이 아니라 예쁘게 포장하기가 힘들었다)


총 6만 원 조금 넘는 돈이 들었다. 초콜릿이 5만 원 다이소에서 산 포장지가 1만 원 조금 넘었다. 이렇게 6만 원으로 꽃다발 4개를 만들었다. (꽃다발 하나는 미리 배달해서 사진은 3개만 찍음) 엄마의 노동력과 수고비가 들었지만 6만 원에 꽃다발 4개면 꽤 괜찮은 작품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포장은 좀 어설퍼도 '풍성한 초콜릿 듬뿍 꽃다발'을 들고 오는 학생은 없을 것이다.


아들이 포장하는 내내 옆에서 호시탐탐 초콜릿을 탐냈다. 참았다가 먹으면 더 맛있을 것이다. 아들아 졸업을 축하한다.


내년에는 10개 정도 만들어서 학교 앞에서 팔아볼까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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