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발은 용기다. 왜냐하면~

창의력 증진을 위한 사고훈련

by 흥미진진한 독자

함께 쓰는 글동무 알레 작가님께서 창의력을 강제로 키워주기 위해 재미난 놀이 하나를 제안하셨다. 단어와 단어를 연결해 문장을 만들어 보는 과제였다.


신발과 용기를 연결해 보라며 단어 두 개를 훅 던지고 가셨다. 주말 동안 평화롭고 잔잔하던 내 뇌에 파동을 일으킨 두 덩이의 단어 '용기'와 '신발'이 뇌 속을 돌아다녔다.


주말 동안 심심하지 않게 지내라며 던져준 과제는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인 자유 과제였지만 왠지 열심히 생각하게 된다. 어른이 되어도 과제를 받으면 꼭 해야 할 것 같은 이 느낌은 대한민국 공교육을 착실하게 받았다는 증거일까? 소심한 내 성격 때문일까?


서로 연관성 없는 두 단어를 연결하기 위해 열심히 사물을 분석하고 뒤집어도 보고 뒤틀어도 보며 두 단어를 연결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래서 탄생한 시 같은 한 문장!!


신발은 몸을 움직여 주고
용기는 마음을 움직여 준다.


혼자 문장을 음미하며 뿌듯해한다. 라임 좋고, 기능도 살려고 만족한다. 후훗!


알레 작가님은 좋은 문장이지만 요구한 문장 구성에 맞지 않아 땡!! 을 외쳤다.


그러고 보니 'A는 B다. 왜냐하면~'이라는 구조를 함께 제시했는데 나는 문제를 제대로 읽지 않고 용기와 신발을 소재로 혼자 시를 쓰겠다고 설레발을 쳤던 거다.


시험 볼 때 '보기 중 맞는 문장을 고르시오.'인데 문제도 읽지 않고 '틀린 문장'을 정답으로 골라놓고 위풍당당 답안지를 제출한 꼴이었다.

다른 작가님들의 작품도 역시 글 쓰고 깊이 생각하는 분들이라 그런지 추임새 넣으며 감탄하며 읽었다. 따로 메모도 해두었다. 같은 단어이지만 이렇게 다른 결을 가진 문장을 만들 수 있는 인간의 능력에 또 한 번 놀란다.


나이 들어 딱딱해지는 뇌세포를 살리기 위해 오늘 하루 고군분투했음이 뿌듯하다.




잠들기 위해 침대에 눕는 순간 불현듯 읽었던 책 중에 신발이 소재로 등장했던 남전참묘(남전이 고양이를 죽인다) 이야기가 떠오른다.


이야기의 줄거리는 이렇다.


동당과 서당 스님들이 고양이 한 마리를 가지고 다투는 모습을 남전스님이 보게 된다. 그래서 고양이를 들고 "이게 뭐냐! 말해보라. 한 마디 이를 수 있다면 살려줄 것이요, 이르지 못한다면 베어 버리겠다."라고 선언했는데 아무도 말하지 못하자 남전스님은 고양이를 죽여버렸다.

저녁에 조주선사가 밖에서 돌아오자 남전스님은 낮에 있었던 일의 자초지종을 이야기하며 어떻게 하면 고양이를 살리겠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조주선사는 방문을 열고 나가 신발을 머리에 이고는 가버렸다.

남전 스님이 말했다. "만약 그때 자네가 있었다면 고양이를 구할 수 있었을 텐데..."


신발은 일상을 바라보는 틀이자 규정이다. 틀 속에서 생각하고 사고하는 것이다. 이 틀을 벗어나 자유롭게 생각할 수 있을 때 깨달음도 얻을 수 있다.


신발을 머리에 이고 간 행동은 틀을 깨고, 생각을 끊는 진리를 보여주는 행동이었다. 고양이 참수는 이런저런 생각의 갈등을 단번에 끊는 법문이라는 것이다. 신발이 신발인 이유조차 끊어버릴 수 있는 용기는 깨달음에서 온다.


알레 작가님이 다시 질문한다면 이렇게 대답할 것이다.


신발은 용기다.
서거나 걸을 때 발에 신는 물건인 신발을
머리에 올려놓고 다닐 수 있을 때,
그것이 진정한 용기이자 자유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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