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 간의 소집 일지
소집 문을 연 지 오늘로써 일주일이 되었다. 첫날부터 일주일 째인 오늘까지 경험하며 느낀 감정들, 소소한 생각들을 풀어본다.
#4월 24일, 첫 번째 소집날
쾌청한 날씨를 선물 받은 날. 어쩌다 동네잔치가 된 첫날. 동네 어르신들이 사진을 보시며 '누구네 엄마네', '누구네 집이야' 하며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에 덩달아 미소가 지어지며 정겨움 가득했던 하루. 축하해주는 발걸음이 끊이지 않았던 하루. 보고 싶은 사람들이 한 자리에 모인 날. 매일매일이 오늘만 같았으면 참 좋겠다.
#4월 25일, 낯선 사람, 낯선 공간
어제와는 정반대의 분위기. 비가 내리고 쌀쌀한 날씨. 낯선 사람을 맞이하는 게 마냥 서툴기만 한 나. 불쾌한 질문에 아직은 유연하게 대처하지 못해서 고스란히 감정을 얼굴에 드러내고 말았던 날. 가장 고쳐야 할 점인 나의 단점이다. 해가 저물 무렵엔 어제의 사진들을 보면서 한 사람 한 사람에 대한 그리움이 짙어지기도 했다.
#4월 26일, 비 오는 날의 풍경 소집, 고요 속의 빗소리 외침
이틀 연속 비가 와서 괜스레 울적울적했다. 비가 오는 날이 싫다던 어느 가게 주인의 마음을 고스란히 느낀 날. 지난했던 서류들을 하나둘 마무리하고 채광창으로 떨어졌다 튕겨나가는 빗방울들을 바라보고, 빗소리를 들었다. 창밖 너머 비오는 풍경들을 하나둘 마음에 담아 보는 하루다.
#4월 27일, 첫 번째 오픈 토크, 소는 누가 키우나, 소집을 소집으로
하늘이 오랜만에 맑은 날. 오늘은 아빠, 제헌 언니, 효선 언니, 의진이, 동길 작가님과 함께 첫 번째 오픈 토크를 하는 날. 어떻게 소집을 발견했는지, 어쩌다 소집이 되었는지, 앞으로 소집을 어떻게 키워갈지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서 연 소박한 이야기 나눔 자리다. 공간 멘토님이신 곽현정 대표님, 평창에서 온 최지훈 대표님과 선미화 작가님,공간을 준비 중이신 김효성 작가님, 김슬기 작가님, 원주에서 온 주비. 한 분 한 분 마음을 꽉 채워준 자리. 마음 든든해진 하루다.
#4월 28일, 해가 저물 무렵 소집으로
오전에 부랴부랴 청소를 마치고 오후 외부 일정이 있어 외출을 한 날. 아빠 혼자 소집을 지키셨다. 해가 저물 무렵이 되어서야 소집에 도착했다. 인근 식당에서 식사를 마친 손님들이 소집을 관람하고 가셨다고 한다. 아빠는 저녁 선약이 있어서 먼저 퇴근을 하셨다. 이후 깨북 안 사장님, 현희 언니와 함께 감자적에 맥주를 마시며 며칠 사이 끙끙거렸던 감정들을 쏟아냈다. 2년을 먼저 책방을 운영하며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며 마음을 다스렸을 두 분이 더욱더 위대해 보인 날. 고작 며칠 경험하고 앓는 소리 하는 나 자신이 부끄러워지기도 했다.
#4월 29일, 첫 클래스 모집 공고 '같이 쓸 사람 소집'
셋째와 넷째가 함께 만들어 준 블로그에 본격적으로 소집 이야기를 전하기 시작했다. 첫 클래스 '같이 쓸 사람 소집' 모집 공고를 작성했다. 본격적으로 모집글을 SNS에 게재했다. SNS는 멀고도 먼 길. 그래도 유일한 홍보 수단이기에 좀 더 적극적일 필요가 있겠다. 의진 작가와 동길 작가님 급 소집 방문. 서울에서 강릉으로 가족여행을 온 지인이 곧 소집에 방문 예정이라고 알려주었다. 이렇게 적극적으로 소집을 알려주는 친구 의진이에게 깊은 감동을 받았다. 인상이 선한 가족의 방문. 잘 생긴 일곱 살 꼬마 등장. 소집의 첫 번째 꼬마 손님이기도 하다. 창을 사이에 두고 꼬마와 두 냥이들이 눈맞춤을 하는 사랑스러운 순간을 목격하기도 했다. 마음 따뜻해지던 날이다.
#4월 30일, 볕 좋은 날의 소집
볕 좋은 날. 채광창에 새들의 작품(?)이 볕을 가려 후다닥 지붕 위로 올라가 정리했다. 상시 프로그램으로 포토엽서 만들기를 본격적으로 준비했다. 프로그램 첫 손님 등장. 해질 무렵 찾아온 아빠의 친구 분께서 아들과 딸에게 선물할 엽서를 만드셨다. 아들과 딸을 향한 애정이 고스란히 읽히는 엽서에 진한 감동이 밀려오기도 했다. 한 장의 작은 엽서지만 그 속에 담긴 마음은 크고 깊다는 걸 느꼈다. 4월의 마지막 날. 우여곡절이 많았던 4월을 되돌아보았다. 문 여는 날이 다가올수록 두려움이 극에 달했던 나날들. 문을 열고 나니 두려움 자리엔 막막함이 자리잡았다. 차근차근해나가야지 하면서 조급해지기도 하는 그런 하루하루. 낯선 나날들이다.
#5월 1일, 소집력 기르기
오늘도 날씨는 기가 막히게 좋다. 예전의 나라면 이런 날에 틀어박혀 있는 걸 못 견뎌 훌쩍 떠나곤 했는데. 내 자신이 어색해지기도 한 그런 날이다. 이런 날의 풍경을 소집에서 사람들과 함께 느끼면 좋겠는데 아직은 소집력이 많이 부족하기에 더 분발하자 다짐한다. 권순석 대표님과 강승진 대표님이 소집을 찾아와 주셨다. 앞으로 채워나갈 콘텐츠에 대한 고민을 끊임없이 해야 함을 한 번 더 인지했다. 부담감도 나날이 느는 게 사실이지만, 그 부담감에 짓눌리지는 말자. 처음의 그 마음처럼 소박하게 하루하루를 만들어가자.